내부 승진으로 유준하 대표이사 임명…외자사 출신 CEO 마침표 경쟁사와 비교되는 전문약 매출 한계, 의료기기 분야로 만회할까
잣은 수장 교체로 도마에 올랐던 동화약품 신임 대표이사로 유준하(56) 상무가 내부 승진으로 새롭게 임명됐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 출신 박기환(57) 전 대표이사가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물러나면서 동화약품에 붙어있던 잣은 CEO 교체의 징크스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화약품은 15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유준하 상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준하 신임 대표이사는 경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11월 동화약품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마케팅 및 영업부서에서 21년 동안 근무했으며, 이후 본사 인사 및 총무부서에서 11년 동안 근무한 소위 '동화맨'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승진한 케이스는 동화약품에서 2008년 조창수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회사 측은 내부 승진을 통해 임직원의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동화약품 측은 "임직원 동기부여와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3월 임원 승진 및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제약업계 전반에서는 신임 대표이사 임명보다는 전임 대표이사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
박기환 전 대표이사를 직책을 맡은 지 2년만의 교체됐기 때문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를 역임한 바 있던 박기환 전 대표이사는 2019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된 후 직책을 수행했지만 임기 1년을 남겨놓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실 동화약품의 이 같은 임원 교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조창수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박제화씨, 이숭래씨, 오희수씨, 손지훈씨, 유광렬씨, 이설씨 등이 윤도준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례가 이어졌다.
의사 출신인 윤도준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2019년 물러난 후 박기환 전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임명되면서 이 같은 전례를 끊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또 다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이 전문의약품 매출 전환이라는 체질개선 작업이 더디게 진행됨에 따른 변화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전문의약품 중에선 고혈압 치료제인 라코르정이 2020년 매출 약 65억원으로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했을 정도다. 소위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한 해 '100억원' 처방 매출을 기록하는 전문 의약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기본적으로 일반의약품 매출을 기본으로 하는 제약사"라며 "최근 몇 년간 일반의약품 기반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 출신의 전문 경영인이 영입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 의약품 기반 제약사로 탈바꿈했는지는 의문으로 두각을 보이는 의약품이 없다"며 "연구개발(R&D) 성과를 내면서 매출을 내고 있는 다른 국내 제약사들과는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동화약품은 지난해 하반기 메디쎄이 인수를 통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기업의 기반인 일반의약품 매출에 더해 의료기기 시장을 통해 병․의원 영업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메디쎄이는 정형‧신경외과를 기반으로 한 척추임플란트 시장을 주력 분야로 보고 있다.
동화약품 측은 "정형‧신경외과의 경우 고가의 치료비를 수반하는 일부 수술 치료는 경기가 위축될 경우 환자들의 부담으로 인해 의료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수술적 치료방법의 경우 보험적용 및 환자의 실비보험 시스템으로 인해 다양한 의료혜택을 적용받음에 따라 경기변동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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