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A의료법인 요양병원, 1년 5개월 동안 6384만원 부당청구 의료법인 대표자, 사기죄로 징역형…대법원, 원심 판결 유지
의료법인이 요양급여비 부당청구로 금고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취소하는 조치는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는 경상북도 A의료법인이 B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의 원심 판결을 유지하며 상고기각 판결을 내렸다.
A의료법인은 경상북도 B시에서 K요양병원을 운영하던 중 2013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요양급여비 6384만원을 부당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보공단은 A의료법인에 대해 수사기관에 대해 수사의뢰를 했고, A의료법인 대표는 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해 급여비를 편취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죄명은 '사기죄'.
B시는 의료법 64조 1항 8호를 근거로 K요양병원의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해당 조항은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거짓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때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A의료법인은 B시의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명령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2심, 대법원까지 원고 패소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쟁점을 크게 두 가지로 봤다.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이 재량행위이고 B시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는지 ▲의료법인의 대표자가 거짓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을 때도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는지 등이다.
A의료법인은 대표자가 비의료인이기 때문에 법 조항에서 등장하는 의료기관 개설자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료법에서 의료인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의료법에 근거한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은 기속행위"라며 "원심 재판부는 법 조항의 해석, 적용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기속행위는 법의 집행에 대해 행정청의 재량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대법원은 A의료법인의 주장은 쟁점이 된 의료법 조항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은 "의료기관 개설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됐을 때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한다면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개설허가 취소 처분이 불가능하게 된다"라며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업 유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비를 거짓으로 청구하는 범죄행위가 이뤄져 해당 법인 대표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확정됐다면 개설 허가 취소처분의 객관적 사유가 발생한 것"이라며 "해당 법인에게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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