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시민연대 기자회견 "간병인, 석션·소변 줄 교체·투약 시행" 주장 병원들 요구·묵인, 의료법 위반 "간병 문제 해결 사회적 장치 시급"
시민단체가 간병인과 환자 보호자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하고 방조한 대형병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에 나섰다.
간병시민연대는 14일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병인과 환자 보호자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방조해온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 5 병원을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간병시민연대는 환자들의 간병비 부담 개선과 상병수당 도입을 목적으로 2020년 11월 출범한 시민단체이다.
이 단체는 특정 대표 없이 강주성 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를 포함한 7명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2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간병시민연대는 출범 당시 "의료분야 돌봄인 간병은 제도 자체가 없다. 의료법에도 없는 간병인이 각종 의료행위를 하고 교육도 받지 않은 채 환자를 돌보고 있어도 병원들이 묵인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병원들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경고한 바 있다.
간병시민연대는 이날 "간병인과 보호자들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면서 "대형병원 고발은 가계파탄의 주범인 간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번째 시민 공동행동"이라고 말했다.
간병시민연대 회원 113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간병인들이 입원환자 가래와 혈액 등을 흡입하는 석션(suction)과 소변 줄 교체, 관장, 투약 등 의료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 53명은 '병원 의료진과 간호인력이 요구했고, 병원이 알고 있다'고 답했고, 22명은 '가족 또는 간병인이 알아서 했다'고 전했다. 21명은 '병원이 요구하지 않았지만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강주성 활동가는 "간병인과 가족에게 자신들이 수행해야 할 의료행위를 떠넘김으로 인해 환자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5개 대형병원을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한다"면서 "앞으로 간병 문제 해결을 위해 2차, 3차 고발을 계속해 나달 것이며 서명운동과 토론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과 환자 요구를 관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간병시민연대는 오늘 중 수사기관을 통해 서울대병원 등 5개 병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강주성 활동가는 "사람이면 누구든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언젠가 돌봄을 받아야 한다"면서 "간병 문제를 사회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며 간병인 제도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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