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진료비통계지표 공개...소청과·이비인후과 현실 재확인 정신과·안과 무풍지대...보장성 강화 영향, 비뇨의학과·산부인과 증가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한 해 일선 의료기관 수입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산부인과' 개원가 매출이 반짝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개원가의 코로나19 직격타 현실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지난해 '진료비 통계지표'를 발표했다. 심평원은 분기마다 통계지표를 공개하는데, 최근 지난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데이터가 공개된 것이다. 이미 알려졌던 데로 환자 수는 줄었고 급여 매출도 감소했다.
우선 진료일 기준 진료비통계지표에서 종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을 제외한 종합병원, 병원, 의원급 급여 매출은 전년 대비 줄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42곳이 청구한 요양급여비는 15조4299억원으로 한 곳당 306억원의 비용을 가져갔다. 이 숫자는 전년보다 3% 증가한 수치다.
요양병원 역시 매출이 늘었는데 지난해 요양병원 한 곳당 3억2285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보다 2% 늘었다.
이외 종병과 병원, 의원은 모두 요양급여비 매출이 0.2~0.4% 감소했다. 특히 병원의 요양급여비 매출 감소 폭이 0.4%로 가장 컸는데 지난해 병원 한 곳당 매출액은 4억2293만원으로 전년도 4억2462만원 보다 169만원 줄었다.
개원가 찾는 환자 17% 감소...급여 매출은 2% 하락
메디칼타임즈는 의원급 매출을 진료과목별로 보다 자세하게 비교해봤다. 이미 알려진 데로 환자 수와 매출은 모두 줄었다.
지난해 의원을 찾은 환자 숫자는 기관당 하루 47.1명으로 전년도 57명보다 17%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진료과 중 하나인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각각 하루 환자 수가 42명, 56.5명으로 전년보다 45%, 36%나 급감했다. 특히 이비인후과는 하루 평균 환자 숫자가 가장 많을 때는 100명에 달할 정도였고 전년도만 해도 88명으로 정형외과 다음으로 환자 수가 많은 진료과였다.
내과 계열 진료과인 내과와 가정의학과 환자수도 전년 보다 각각 12%, 17% 감소했다.
환자 감소 현상은 급여 매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의원급 매출은 4256만원으로 전년 보다 2% 줄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급여 매출도 각각 40%, 25% 감소했다. 소청과 의원의 지난해 월매출은 기관 한 곳당 1795만원 수준으로 전체 진료과 중 가장 낮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비인후과 급여 매출도 4679만원에서 3511만원으로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료과별 급여 매출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소아청소년과는 통계를 낸 전체 진료과 중에서 가장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비인후과는 전체 평균 4256만원 보다도 매출이 낮았다.
코로나19 영향에도 급여 매출 늘어난 진료과는?
물론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진료비 매출이 늘어난 진료과가 존재했다.
정신건강의학과가 대표적이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폐쇄된 생활에 우울증을 호소하며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가 늘었다. 실제 지난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한 곳당 방문 환자 수는 32.7명으로 전년 보다 2% 증가했다. 지난해 급여 매출도 4469만원으로 전년도 4104만원 보다 9% 증가했다.
안과 역시 코로나19 영향권에는 있지 않는 모습이다. 해마다 급여비 매출이 7~8%씩 증가했는데 지난해 급여비 매출도 9476만원으로 8% 증가했다. 이는 환자 수가 9%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월 급여 매출이 1억원을 넘기는 진료과가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케어로 대변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영향으로 진료비 상승효과를 본 진료과도 있다.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가 대표적이다.
비뇨의학과는 초음파 급여화 영향으로 해마다 급여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2019년 9월부터 비뇨기 초음파 검사가 급여화되면서 같은해 급여 매출은 전년 보다 15% 상승했고, 그 여파는 지난해까지도 이어지며 진료비 증가율이 9%를 기록했다.
산부인과는 비급여로 이뤄지던 행위가 급여권으로 편입되면서 지난해 진료비 급여 매출이 전년 보다 23% 상승했다. 산부인과를 찾은 환자 수는 하루 평균 36.3명 수준으로 7% 감소했지만 매출은 크게 늘어난 것.
실제 지난해 2월부터 자궁, 난소 등 여성생식기 이상 소견을 확인하기 위한 초음파 검사가 급여화됐다. 의사의 판단 하에 자궁, 난소, 난관 등에 질환이 있거나 질환을 의심하는 증상이 발생해 의학적으로 검사가 필요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부인과 초음파 검사가 건당 7만원 수준으로 급여화됐다"라며 "비급여로 받던 것이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통계에 잡힌 것이다. 급여비는 개원가 관행 수가보다는 조금 높게 책정돼 개원가 매출이 조금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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