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영 신임 원장 "근무 의사들 자긍심 고취 차원, 중증진료 추진" 의사 인력 확충 정년 60세 개선 건의 "최고의 공공병원 만들겠다"
"보훈병원과 경찰병원, 산재병원 등 특수목적 공공병원을 위한 별도의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이 필요합니다."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신임 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재도전 의지를 공표하면서 보건복지부의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유근영 원장(1954년생)은 서울의대 졸업(1978년) 후 서울의대 예방의학과교실 교수를 거쳐 국립암센터 원장, 국군수도병원 병원 등을 역임한 암 코호트 연구와 병원 경영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유근영 원장은 "공공병원 근무 의사들의 환경과 여건은 민간 대학병원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과거처럼 명예와 자긍심을 요구하기엔 원장 입장에서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중앙보훈병원은 지난해 복지부 지정 상급종합병원에 지원해 탈락했다.
탈락의 주된 이유는 상급종합병원 필수항목인 소아 중환자실(NICU) 미설치.
배석한 정영진 기획조정실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중앙보훈병원에서 분만은 1년에 5건 내외로 소아 중환자실을 설치할 여건이 안 된다. 상급종합병원을 바라는 의료진과 보훈 환자들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유근영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도전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단순히 소아 중환자실 설치 규정문제라면 특수병원 목적에 맞게 별도의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만들면 된다"면서 "의료 품질 혁신을 통한 중증진료와 보훈의학연구소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앙보훈병원은 지난 1953년 대구 제2구호병원으로 출발해 국립원호병원에서 서울 강동구 신축 이전으로 2014년 2월 1400병상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유 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하는 이유는 30% 종별 가산을 받기 위함이 아니다. 1400병상에 의사 322명, 간호사 867명, 약사 60명, 보건직과 행정직 등 총원 2471명이라는 규모에 비해 병원 위상이 낮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파병 등 국가 유공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장기적으로 지역주민 등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전문 치료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며 미래 중앙보훈병원의 탈바꿈을 예고했다.
유근영 원장은 "의료계 민감한 사안이나 공공의대 설립이 확정된다면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중앙보훈병원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전문의들에게 교수 자격을 부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암센터 원장 시설 현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신설에 초석을 다지며 근무 의사들의 소속감과 자긍심 환경 조성에 주력한 바 있다.
보훈병원 의사들의 정년제 개선도 중점 과제이다.
유 원장은 "대학병원 교수들의 정년은 65세인데, 보훈병원 근무 의사들의 정년은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60세이다. 갈수록 의사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훈공단 이사장을 만나 보훈병원 의사직 정년 연장을 강력히 건의했다"고 전했다.
중앙보훈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의약분업 예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 약사가 60명으로 대학병원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
유근영 원장은 "보훈인 중 진료비 전액 면제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내 처방을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해 의약분업 예외 규정으로 원내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고 있다. 진료비 감면 환자와 일반 환자는 민간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원외 처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비 전액 면제인 국비 환자는 전체의 53.8%이며 감면 환자 40.5%이다. 일반 환자는 5.7%에 불과하다.
유 원장은 "국비 환자들의 어려움은 대학병원 치료 시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과 중앙보훈병원 국비 환자 진료비를 사후 정산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해당 환자들이 서울대병원에서 진료와 검사하면 사인만 하고, 발생한 진료비는 중앙보훈병원에서 후불 정산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유근영 원장은 "중앙보훈병원 원장으로 부임한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을 희생해 국가를 지킨 유공자를 중앙보훈병원이 섬기고 보살핀다는 신념을 갖고 국가 최고의 공공의료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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