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김병수 교수 고대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 SK바이오 코로나 백신 가능성 평가 "3상 임상 시작 후 두 달 중요…참여자에 안전성 측면 강조해야"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도 '백신 주권' 확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이 국내 개발로는 처음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내년 상용화 가능성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큰 기대 속에서도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참여자 모집 등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상당하다. 보건 당국도 이를 모를 리 없기에 최근 수목원 입장료 할인 등 실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방안까지 쏟아내면서 임상 참여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실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의료진들이 생각하는 임상 참여자 모집을 위한 묘책은 무엇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이오)의 코로나 백신인 'GBP510' 3상 임상시험을 맡은 고대안암병원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혈액종양내과‧사진)을 만나 국산 백신 상용화 가능성을 살펴봤다.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시행 두 달이 승부처"
SK바이오의 백신은 국내에서 허가돼 접종에 사용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대조 백신으로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험대상자는 총 3990명이며, 시험백신에 3000명을 대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90명에게 접종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비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 대상자 중 90%는 국제백신연구소와 협업해 동남아시아와 동유럽에서 진행하고 국내에서는 10% 정도의 임상을 책임질 예정.
따라서 국내에서는 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을 비롯해 14개 임상기관이 SK바이오의 GBP510 임상 3상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두고서 일각에선 코로나 치료제 개발서부터 문제가 됐던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고대안암병원에서 이를 진두지휘하는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은 임상시험 시작 후 첫 두 달이 임상 참여자 모집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건당국과 백신 개발 제약사까지 힘을 합해 임상 참여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여야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를 꿈 꿀 수 있다는 평가다.
참고로 전체 임상 총괄은 고대구로병원 정희진 교수(감염내과)가 맡았다.
김병수 센터장은 "이번 코로나 백신 3상 임상시험은 교과서 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시판된 코로나 백신들도 유사한 과정을 겪었다"며 "현재 상황은 전시 상황과 마찬가지인 만큼 충분히 가치가 있다. 현재로서는 임상시험 시작 후 첫 두 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 참여자 모집이 가장 중요한데 정부가 2~3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독려를 하고 안전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충분히 보건 당국이 참여자를 대상으로 접종서부터 그 후까지 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김 교수는 SK바이오 코로나 백신이 2상까지 진행되면서 효과와 안전성 문제가 해결 가능한 만큼 기존 백신들과 동등한 효과, 즉 백신 인센티브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증명서를 발급해 국립수목원, 과학관과 같은 각종 공공시설 입장료를 할인 혹은 면제해주는 방책이 아닌 임상 참여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임상 2상에서 중화항체 형성률 등에서 효과가 인정된 만큼 복지부 차원에서 기존 백신과 동등하게 효과를 인증해주는 절차와 제도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기존 백신 접종자보다 더 안전하다는 측면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임상시험에 참여한다고 해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 1상과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으로 백신 접종 후 전문적인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관리를 해주게 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기존 백신은 접종 후 방치되는 측면이지만 이 경우는 임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의료진의 케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진행 중 연구 성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최근 SK바이오의 코로나 백신 3상 진행이 확정된 후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이 임상시험 참여 의료기관 중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의료진들과 임상 지원방안을 공유하기도 했다.
당시 김 센터장은 직접 복지부 권덕철 장관에게 임상시험 전반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추가로 의료진 측면에서의 임상시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바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백신에 도움이 될 만한 바이오마커 발견 시 의료진이 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주요 요지다.
이는 수백억의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지만 어쨌거나 관련된 모든 권한은 SK바이오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어쨌거나 SK바이오가 책임지고 있는 임상이기에 임상시험의 모든 결과물도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의 모든 시료와 결과물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다만, 표적치료제 개발 등에 있어선 바이오마커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임상시험 과정 중 코로나 극복을 위한 항체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의료진이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복지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물론 SK바이오의 양해도 필요하겠지만 의료진 차원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임상 3상이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향후 상용화 후 백신 주권 문제를 넘어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했을 때 중화항체 형성률 등 효과는 동등하고, 지속성도 유지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부작용 면에서도 경쟁력만 갖춘다면 수출도 꿈이 아니다. 임상시험 과정이 물론 교과서적인 방식이 아닌 측면에 존재하지만 이는 코로나라는 전시상황를 충분히 감안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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