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병동 신축과 고령사회 대비한 커뮤니티 병원, 연구동 신설 등을 추진해 서울시 공공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승용 병원장(57)은 취임 6개월을 맞아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의료진을 토대로 공공의료 역할 강화와 병원 발전을 위한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대장암 수술 권위자인 정승용 병원장(1964년생)은 서울의대 졸업(1989년) 후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서울의대 교육부학장,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및 부원장 등을 거쳐 올해 5월 임기 2년의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장 취임 직후부터 현재까지 감염병 음압병동과 생활치료센터, 선별진료소 확대에 따른 의료진 설득과 배치 그리고 의료인력 충원 예산 확보 등을 위해 발로 뛰는 분주한 날을 보냈다.
보라매병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음압시설을 갖춘 231개 병상을 운영 중이다. 이는 전체 765병상 중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641일반병실의 사실상 40%에 달한다.
정승용 병원장은 "중증도와 중등증도 코로나 환자를 치료 관리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중증환자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병상 동원 행정명령으로 이미 지쳐있는 의료진들은 강제 행정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음압병동 병실 40% 투입 “의료질평가 등급 상향 필요”
그는 "작년 3월 개소한 공공암센터는 진료과별 교수와 간호사의 코로나 대처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 전담병원들의 보상방안으로 의료질평가 등급 상향 등 인센티브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도 변화가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승용 병원장은 임기 중 중점 과제로 감염병 역할인 호흡기센터 신축과 커뮤니티 병원, 연구동 추진 등을 제시했다.
내년도 설계를 시작으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30병상 규모의 안심호흡기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제2 코로나 사태에 대비한 호흡기센터 설립 방안을 제안했으며 지난 7월 투자 심의(사업예산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상황이다.
특히 고령사회 대비한 아급성기 환자 치료와 재활을 위한 커뮤니티 병원을 추진한다.
보라매병원 옆에 위치한 관악노인복지센터의 재건축을 통해 급성기 수술 환자 퇴원 후 요양병원 입원 중간단계인 아급성기 병원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정승용 병원장은 "급성기와 만성기 중간단계인 아급성기 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커뮤니티 병원을 통해 일차의료기관과 연계한 환자의 전주기 치료를 담당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관악노인복지센터를 보건의료와 복지 건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라매병원 전담 연구동 마련도 빠질 수 없는 과제이다.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의료진으로 구성된 보라매병원의 취약점은 연구 분야이다.
정승용 병원장은 "보라매병원 태생이 진료 기능 중심이지만 우수한 의료진의 임상과 연구 능력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연구력은 진료와도 직결된다"면서 "현 소규모 연구시설은 한계가 있다. 임기 중 연구동 건립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대병원 등과 적극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점 과제가 실행되더라도 충분한 의료인력 없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보라매병원은 전임교수 36명, 기금교수 16명을 포함한 병원 법인 임상교수와 진료교수 등 총 203명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정승용 병원장은 "감염병 병동과 커뮤니티 병원, 연구동 모두 의료진 확충이 뒤따라야 가능하다"면서 "총장 발령의 기금 교수 확충을 위해 서울대와 협의 중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답했다.
기금교수 확충 서울대와 협의 “의료진과 직원들 헌신에 감사”
이어 "이번 달에만 간호사 10명 채용 등 감염병 병동과 교대 근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사를 위한 업무 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60%를 넘어 부담은 있지만 정규직화와 인력 확충을 지속하겠다. 사명감을 갖고 코로나 환자들에게 헌신하는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보라매병원의 또 다른 고민은 전공의 수련이다.
전공의법 시행과 내과와 외과 3년제 전환 이후 전공의들의 업무 강도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시각이다.
정승용 병원장은 "전공의는 교육과 수련을 위한 피교육 대상이지 진료를 위한 노동력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전공의 수련 개선을 위해 10명인 입원전담전문의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궁극적으로 입원의학과 트랙 신설과 제도화를 통해 젊은 의사들이 믿고 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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