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계기 웨어러블‧분산형 임상시험 방식 증가 추세 국내 병원 EMR, 약 배송 문제 등 DCT 실현 한계도 존재
코로나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 DCT)이 떠오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앞으로 가야할 길을 넘어 중요한 옵션 중 하나로 활용되는 등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
반면, 분산형 임상시험의 활용 가치에도 불구하고 규제나 모니터링을 위한 장비의 등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충남대학교병원 임상세험센터 13주년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한국제약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성식 부사장(한국화이자)가 '임상시험의 최신 동향 : Decentralized Clinical Trial(DCT)'을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 것.
임상시험의 풍경이 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대상자 지원 감소나 임상 건수 하락이 현실화 됐기 때문. 그동안에도 비대면 임상에 대한 시도가 계속 있어왔지만 코로나가 가속화 시킨 셈이다.
강 부사장은 "DCT라는 개념은 임상시험의 프로토콜 개발부터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고 평가까지의 과정을 더 효율적이고 편의를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해서 나온 임상 개념이다"며 "발전한 현대기술은 물론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을 위해 여러 개선 사항을 적용하는 정의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임상시험처럼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해 임상시험 센터나 병실 혹은 외래에서 약을 투약 받고 치료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과정을 장소와 시간에 국한하지 않는 방법의 고민에서 파생된 종류라는 것.
그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사회가 락다운 돼 임상시험 진행 자체가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의료진에 대한 부담과 환자의 리스크를 늘려선 안 된다고데 공감했다"며 "DCT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문제로 자리 잡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강 부사장에 따르면 화이자의 가상임상시험(Virtual Clinical Trials)은 2011년에 처음 시작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7%를 기록했으며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약 77% 성장했다.
또 한 설문조사에서는 해외에서 전통적인 임상시험과 DCT를 비교했을 때 환자 100명을 처음 모집했을 때 걸리는 시간이 DCT는 4개월 전통적인 임상은 7개월이 결렸으며, 웨어러블 장치를 사용하거나 환자와 소통에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경우도 각각 66%와 73%로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전화를 통한 관리는 60%, 약을 병원에서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배송하는 경우도 86%정도 이뤄졌다고 조사됐다.
특히, 강 부사장은 많은 학자들이 DCT 방식이 코로나 종식과 별개로 계속 가속화 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FDA, EMA 등 규제기관의 준비 ▲과학기술의 발달 ▲제약사의 신약개발 비용에 대한 고민 ▲환자 경험 등 크게 4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이전에는 DCT에 대한 규제가 준비가 안됐지만 이제는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를 어떻게 잘 적용할지 지침도 등장하고 있다"며 "웨어러블 기기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검사 기술들이 점점 발달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하고 가공하는 기술 발전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강 부사장은 "제약회사가 신약 개발에 대한 비용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DCT가 이를 타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언급되고 있다"며 "환자가 임상의 중요한 축임에도 의견이나 편의가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도 개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세 떠오른 DCT…"그래도 여전히 한계는 존재"
다만, DCT가 향후 미래 임상의 중요한 한 축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현재 국내 상황을 보면 실제 현장에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제한점이 많은 상태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사회적인 규범이나 법에 대한 규정의 문제다.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법이 일단 성장을 막고 있고 정말 충실하게 환자의 의견이나 동의하에 진행되는지 확인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게 강 부사장의 설명이다.
또 새로운 장비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자료를 기존의 의료시스템과 어떻게 접합시킬지 그리고 장치의 회사가 다를 경우 이를 어떻게 표준화 시킬지 여부도 임상 질 관리와 관련해 중요한 이슈이다.
그는 "지금도 임상시험을 할 때 측정 기구 들의 표준 편차 등을 정리하기 위해 임상시험용 기기를 활용하는데 여기에 더해 과연 웨어러블 기기의 수치를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다"며 "장치 간 문제점이나 충돌은 없을 것인지 이러한 데이터를 어떤 방법으로 전송하고 분석 할지도 해결 해야할 문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월 DCT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현재는 용어와 번역에 대한 이해 그리고 미래에 대한 합의를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강 부사장은 "아직까지는 병원의 데이터 보호 측면도 있지만 네트워킹 시스템의 폐쇄성 때문에 한국에서 DTC를 시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약재 배송 또한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상 시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고 투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결국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도 한국이 DTC에 참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협의체 내에서 이런 어려운 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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