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헬스 등으로 모은 자금 제조 인프라 등 확충 선제 투자 해외 진출 위한 현지 거점 마련도 활발…"지금이 기회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사태가 정리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의료기기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산업 부흥기를 겨냥해 제조 시설을 대폭 확충하며 선제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 또한 이에 맞춰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기업들…생산 투자 잇따라
2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정책 등과 맞물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생산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가 점차적으로 내리막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요 증가를 노리며 선제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1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강남에 대형 빌딩을 매입한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클래시스가 매입한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로 연면적만 2900평에 이른다.
이에 대한 매입금만 1250억원에 달하는 대대적인 투자. 향후 코로나 사태의 소강과 맞물려 글로벌 진출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며 B2C 영업을 위해 결정한 선제적 투자 결정이다.
실제로 클래시스는 코로나 소강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실적 개선 흐름이 명확해 지고 있다.
3분기 매출만 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가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143억원으로 마찬가지로 2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또한 4분기에는 매출 292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 40%, 77% 늘어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단계적인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미용 시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클래시스도 내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되며 해외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인천 송도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한 아이센스도 마찬가지 결정에 의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제2공장은 3천여평 규모의 대형 시설로 아이센스는 이 곳에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자가 혈당측정기 생산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이센서는 마곡에 지하 5층, 지상 5층 규모의 R&D센터도 동시에 신축에 들어간다.
자가혈당측정기 등 주력 라인에 더해 연속혈당측정기, POCT(현장진단)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넓히는 만큼 R&D와 생산 시설에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연속혈당측정기 신규 출시를 목표로 생산 시설과 R&D 센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지난 2015년 1029억원이었던 매출이 2020년 2037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하며 꾸준히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제조 시설 확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거점 투자 나선 기업도 다수…"수출 시장 겨냥"
국내 제조 시설 확충과 함께 해외 주요 거점에 대규모 생산, 제조 시설을 확충하며 수출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당뇨 전문 의료기기 회사인 시노케어(Changsha Sinocare Inc.)와 중국 내에 합작사 설립에 나선 이오플로우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오플로우는 시노케어와 166억원의 자금을 들여 중국내 합작 법인을 만들고 본격적인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노케어가 중국 내에서 최대 혈당 측정기 생산 라인과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오플로우가 개발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 솔루션인 이오패치를 공동 생산해 중국내에 판매하는 윈윈 전략이다.
이러한 파트너쉽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시노케어는 약 92억원을 들여 이오플로우의 주식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공동 운명체의 길을 결정했다.
특히 이오플로우는 지난달 연면적 5967㎡에 달하는 토지 및 건물을 통째로 인수해 이오패치의 대량 생산을 위한 시설을 확충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면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이사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가 상용화되지 않은 중국 시장에 이오패치가 발을 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최근 투자한 대규모 생산시설을 통해 유럽 수출 등의 수요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제 금융공사(CICC)와 합작으로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엘앤씨바이오의 행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중국 강소성 쿤산시 설립되는 이 공장은 연면적만 약 2만3000㎡에 달하는 초대형 공장으로 엘앤씨바이오의 대표 제품인 메가덤의 중국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에 초대형 생산 시설을 지어 중국 시장은 물론 아시아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전초 기지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2023년에는 현재 구성된 컨소시엄을 아예 중국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합작회사 형태로 기업들이 대규모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안정적으로 해외에 발을 딛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최근 중국 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A기업 임원은 "중국의 경우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고 해도 중국내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며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며 "합작을 통해 중국 상장사와 함께 하게 되면 5분의 1의 노력만으로 충분히 그 허들을 넘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국내의 사업은 정부의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며 "자칫하면 천문학적인 시설을 지어놓고 맨몸으로 나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국가인 만큼 이러한 배려를 받는 기업과 함께 하는 경향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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