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객관적 지표 한계 지적…보정 가이드 고려 언급 듀피젠트 국내 환자 대상 52주 장기데이터 효과 긍정 평가
"듀피젠트라는 신약이 나오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중증아토피 환자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기준에서 보정된 산정특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증아토피성피부염(이하 중증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젠트가 올해 산정특례 적용대상에 포함되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52주 장기 투여 후향적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산정특례 기준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노피가 듀피젠트 출시 3년을 맞아 13일 개최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중증아토피 환자의 치료 환경을 개선을 위해 현재의 산정 특례 기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이 자리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듀피젠트 52주 장기 투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후향 분석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점수 16점 이상인 환자 99명에게 듀피젠트 600mg를 투여 후 2주 및 그 이상 간격으로 300mg을 투여한 뒤 전신 요법을 병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2주간 투여 결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자, EASI 개선율은 88%, EASI 75 개선율은 약 90%로 조사됐다. 또한 가려움증 척도(NRS)도 약 66% 개선됐다. 아울러 환자중심습진평가(POEM) 점수는 67%, 피부 관련 삶의 질은 69%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 교수는 "국내 성인 중증도-중증 아토피 환자에게 듀피젠트를 52주간 장기 투여시 중증도를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며 "임상 3상보다 효과가 좋았던 항목도 존재했지만 듀피젠트가 100% 완치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에 생활 개선 등의 병용이 작용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선대병원 피부과 나찬호 교수 역시 "듀피젠트는 중증을 경증으로 완화한 뒤 이를 길게 유지하는 약제로 봐야 한다"며 "듀피젠트 사용으로 완치를 논하기 보다는 경증 도달 후 치료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기 투여 효과를 토대로 듀피젠트는 임상 현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중증 아토피 피부염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한 몫 했다는 평가.
실제로 산정특례 적용으로 듀피젠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청구 현황기준 약 150억원의 청구액을 기록하며 상위 100대 치료제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첫 급여권 진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이러한 수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교수는 "중증 아토피의 경우 생물학적제제가 나오기 전에는 언제까지 면역 억제제를 써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중증 아토피의 유병률이 높아진 영향도 있겠지만 듀피젠트의 출시가 수면 아래 환자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듀피젠트가 산정 특례 적용에도 불구하고 아토피 질환의 특수성을 모두 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두 교수의 설명.
장기적으로는 학회와 논의를 통해 객관적 지표 외 의료진 판단 하에 주관적 요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안 교수는 "미국의 경우 환자의 상황에 따라 1달에 한번 혹은 1주의 한번 등 투여 간격이 자유롭다"며 "국내의 경우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산정특례 역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나 교수는 "아토피의 산정 특례를 위한 객관적 지표인 혈액학적 예후나 효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가령 피부염은 없지만 잠을 못자거나 노출되는 국소부위에 심한 환자 등 주관적으로 삶의 질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 보험의 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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