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안국약품이 전문 경영인 체제라는 특단의 대책을 꺼내들었다.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어 오던 오너 일가가 한꺼번에 물러나는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안국약품은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계기로 신약 개발 사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안국약품은 기존 어준선(84), 어진(56) 대표이사 사임에 따라 원덕권 신임 대표이사(59)를 선임한다고 3일 밝혔다.
원덕권 신임 대표의 취임보다는 기존 오너 일가인 어준선, 어진 대표의 사임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이중 지난 50여년간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던 어준선 회장의 사임은 예정된 바 있지만, 후계자로 함께 안국약품을 이끌어오던 어진 대표의 사임은 제약업계 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어진 대표는 중앙연구소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등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적극적인 경영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안국약품은 어진 대표의 사임을 두고서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통해 새롭게 안국약품을 이끌게 된 원덕권 신임 대표는 서울대 약대(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수원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대웅제약과 한국얀센, 동화약품 등에서 제품 개발·라이선싱 및 해외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삼아제약에서 연구·개발·생산 부문 총괄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그까지는 안국약품에서 R&D 업무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따라서 원 신임 대표는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장기화로 크게 위축된 회사의 경영실적 개선과 신약개발을 필두로 한 R&D 개선까지 이뤄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참고로 안국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635억,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간신히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회사의 대표 전문의약품인 진해거담제 시네츄라는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매출 추락 속 실적이 유비스트 기준 20% 가까이 감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어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일신상의 이유로 이와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 신임 대표 체제로 그동안 추진해왔던 신약개발 R&D 투자 기조를 기대로 이어갈 것이다. 동시에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 병‧의원 영업‧마케팅 등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국약품의 오너 일가가 전격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제약업계에서는 기업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안국약품은 국내에서 호흡기계 병‧의원을 상대로 실적을 거두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혔다"며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관련 환자가 급감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목할 점은 오너가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점"이라며 "일단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실적부진 탈출의 계기로 보고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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