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조력자살을 허용한 법안에 대한 전문가 학회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이사장 이경희)는 22일 "의사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국회 개정안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지난 15일 담당의사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무리하는 조력 존엄사를 허용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학회는 "인간은 누구나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과정이 외롭지 않고 편안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은 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면서 "호스피스 돌봄은 연명의료 중단 혹은 보류를 선택한 국민의 존엄한 생애말기와 임종기 돌봄에 있어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현 법률에서 호스피스 돌봄이 이용 가능한 질환은 암과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호흡부전, 만성간경화 등에 국한되어 있다.
학회는 "인프라 부족으로 호스피스 대상 환자 중 21.3%만 돌봄을 받고 있다. 법 시행 전 국회와 정부가 약속한 존엄한 돌봄의 근간이 되는 호스피스 인프라 투자와 비암성질환 말기 돌봄 등 사회적 제도 정비는 제자리걸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 요지는 의사조력을 통한 자살이라는 용어를 조력 존엄사로 순화시켰을 뿐 치료하기 어려운 병에 걸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살하는 것을 합법화한 것"이라며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 무관심했던 국회가 의지 없는 약속을 전제로 자살을 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자살률 세계 1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의사 조력자살의 법적인 허용은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존엄한 죽음에 대해 존엄한 돌봄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면한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채 시도되는 조력 존엄사 논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국회와 정부의 조속한 대책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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