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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AI
  • 진단

극적 반전 이뤄낸 루닛…침체된 AI 시장 활기 불러올까

발행날짜: 2022-07-22 05:30:00

저조한 수요 예측 딛고 코스닥 상장 첫 날 상한가 마무리
AI 3대장 역사상 최저가 수준…투자 심리 살려낼지 관심

의료 인공지능(AI)의 상품성에 대한 회의감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루닛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극도로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며 역시 무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매수세가 몰렸다는 점에서 극적 반전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루닛이 상장 첫날 호조세를 보이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과연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여낼지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코스닥 상장 첫 날인 21일 상한가(29,87%)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루닛은 상장 기점인 오후 12시 19분 공모가인 3만원을 넘긴 3만 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무서운 기세로 수요가 몰리며 장 마감을 앞두고 가격제한폭인 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 인해 루닛은 상장 첫 날 4208억원이라는 시가 총액을 기록하며 의료 AI 기업 중 단숨에 가장 큰 몸집을 기록하게 됐다.

이렇듯 루닛이 상장 첫 날 몇 시간만에 강력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의료 AI를 비롯해 혁신의료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특례 기업에 대한 회의감이 극대화되어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극적 반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닛은 라운드 투자 당시는 물론, 프리 IPO와 장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1조원대 몸값을 인정받으며 IPO 시장의 초대어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혁신의료기술 등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회의감이 증폭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벤처 투자는 물론 시장 자체에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위기감을 맞았던 것이 사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7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불과 7.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사실상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참단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루닛은 이미 두차례나 낮춰 잡았던 공모가 밴드를 또 다시 조정해야 했다.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희망 밴드 4만 4000~4만 9000원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3만원까지 가격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렇게 자존심을 구기며 공모가를 조정했음에도 지난 12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또 다시 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의 어두운 기운이 엄습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에 첫 발을 디딘 날 가격제한폭까지 수요가 몰리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는 반전을 보이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

얼어붙은 혁신 의료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진입한 의료 AI 기업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루닛과 상장 전부터 늘 경쟁자로 불리던 뷰노의 경우 지난 2월 상장 직후 기록한 3만 9350원이 역대 최고가가 될 정도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 현재 가격은 7570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저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시가총액도 858억원으로 반에 반 이하로 줄었다.

가장 선배격인 제이엘케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때 1만 6천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21일 현재 4785원에 불과한 상태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역시 730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의료 AI의 상품성이 의심받으며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투자 수요가 몰리는 루닛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장미빛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루닛 역시 지분, 투자 구조상 오버행 등의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닛의 현재 유통 가능 물량은 49.3%에 달한다. 또한 기관 투자자들의 락업 물량도 1.65%에 불과하다.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투자자가 1.65%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언제든지 이들의 물량이 폭탄처럼 쏟아지며 오버행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

보통 회사의 탄탄한 성장을 기반으로 공모주를 조금이라도 더 보장받아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설정하는 약속이 락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냉랭한 시선은 여전하다는 풀이가 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사업 모델(BM)이 완성되지 않은 채 상장한 기업들과 달리 루닛은 이미 판매망과 미래 수익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상장 첫 날 수요가 몰린 것만 보더라도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더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루닛은 이미 GE헬스케어와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 협력해 전 세계적으로 약 50%의 판로를 확보한 상태"라며 "현재 지속적인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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