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제각각인 심장 MRI 측정값을 표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최병욱 교수 연구팀은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MRI 촬영 장비와 영상 촬영 방법에 따라 측정값이 다르게 나타나는 심장MRI의 측정값을 표준화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검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IF 7.034)’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장 MRI T1지도영상은 심장근육의 해부조직학적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로 심근 이상 조직의 특성인 T1 이완시간과 심근세포가 파괴되고 남은 공간의 크기(세포외부피비율)를 측정한다.
하지만 의료기관에 따라 MRI 촬영 장비와 영상 촬영 방법이 동일하지 않아 측정값이 달라져 의료기관 간 데이터를 비교할 수 없었다. 또 이로 인해 진료를 위한 정상범위 데이터를 기관마다 따로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북미심장자기공명학회는 각 의료기관에서 각 기관의 고유한 정상범위 데이터를 구축해 진단에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심근 질환 진단을 위한 측정값을 효율적으로 표준화 하는 방법이 없다보니 그 대안인 셈이다.
이에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 곳의 의료기관에서 서로 다른 MRI 장비를 이용해 성별, 연령대별 정상인 71명을 대상으로 심장MRI를 촬영한 후 측정값을 비교했다.
그 결과, MRI를 이용해 촬영한 심근의 T1값은 각 기관별로 1198ms, 1217ms, 1232ms로 차이를 보였다.
이후 연구팀은 MRI에서 측정한 T1값과 세포외부피비율을 표준참조물질로 구성된 팬텀(T1MES)을 이용해 보정하고 보정값을 이전 T1값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보정 전 각 기관별로 차이를 보였던 T1값이 보정 후에는 기관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환자에서 측정값의 변동계수가 3%에서 2.5%로 낮아져 측정값의 오차가 작았다.
최병욱 교수는 "표준팬텀을 기반으로 심장MRI의 측정값을 효율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게 돼 기관마다 질환군 진단을 위해 공통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MRI 장비와 영상 촬영 방법이 다른 기관과도 데이터 호환 및 비교가 가능해짐으로써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심장MRI를 이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중소기업벤처부 BIG3 창업사업화지원 사업의 지원과 동국생명과학의 후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은아 교수팀,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정정임 교수팀, ㈜팬토믹스와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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