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뇌졸중적정성평가 결과는 급성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233개 병원의 절반 이하인 42.5%만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기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환자들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종합병원 일반병동 보다 낮은 뇌졸중집중치료실 입원료 1일 수가를 상향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1일 뇌졸중학회는 입장문을 내고 "뇌졸중집중치료실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성기 뇌졸중환자는 발생 후 수일간 활력징후가 불안정하며, 뇌졸중 증상의 악화, 재발 및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전문 의료진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급성기 뇌졸중환자를 일반병동이 아닌 뇌졸중집중치료실(Stroke Unit)에서 치료하는 경우 예후가 더 좋다는 여러 임상연구들의 결과를 토대로 국내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의 뇌졸중진료지침들은 급성기 뇌졸중환자의 입원치료를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수행하도록 최고 수준의 근거로 권고하고 있다.
지난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9차 뇌졸중적정성평가의 결과는 급성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233개 병원의 절반 이하인 42.5%만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뇌졸중환자들이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의 사각지대에 있음을 보여줬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 2012년부터 뇌졸중집중치료실 인증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여전히 더딘 보급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보건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학회 측 판단. 학회는 그 원인으로 첫째 낮은 수가를 지목했다.
학회는 "뇌졸중집중치료실 보급이 더딘 이유는 낮은 수가 때문"이라며 " 현행 뇌졸중집중치료실 입원료 1일 수가는 종합병원 기준 13만 3320원이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 16만 710원으로 집중치료실 수가가 오히려 일반병동 입원료보다 더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은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가 일반 중환자실 입원료 수가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유사한 준중환자실인 고위험산모 집중치료실 수가에 비해서도 15% 정도 낮다"며 "뇌졸중집중치료실은 중환자실에 준한 환자모니터링설비와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의 24시간 진료가 필요하지만 낮은 수가 때문에 병원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설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전문인력 부족도 난관으로 꼽힌다.
학회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은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신경학적 증상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신경을 전공으로 하는 의사의 24시간 근무체계가 수반돼야 한다"며 "특히 중증뇌졸중환자가 많이 내원하는 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뇌졸중의 80% 이상인 허혈뇌졸중의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신경과 전문의와 전공의가 뇌졸중집중치료실의 24시간 근무체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회는 "따라서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뇌졸중환자와 뇌졸중집중치료실 진료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의 배출을 늘려야 한다"며 "하지만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 정책에 따라 신경과 전공의 정원은 10년 이상 제자리로 2022년의 경우 수련병원의 신청 대비 배정정원이 30여명 적어 뇌졸중진료현장에서 만성적인 전문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뇌졸중의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의 확대보급이 중요한 수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적절한 수가를 통한 보상과 전문인력배출을 위한 전공의 정원 증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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