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의 심전도 측정 정확도가 의료기기 수준에 근접했다는 연구가 나온 가운데 웨어러블을 통한 심방세동 스크리닝의 비용-효과성을 살핀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진단하는 비용-효과성 분석 결과, 기존 스크리닝 방법이나 스크리닝을 하지 않는 것 대비 웨어러블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속 얀이 첸(Wanyi Chen) 등 연구진이 진행한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심방세동(AF) 스크리닝의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Health Forum에 5일 게재됐다(doi:10.1001/healthforum.2012.2419).
심박 센서를 가진 스마트워치가 심방세동 측정 기능을 제공하면서 부착형 패치와 같은 의료기기와 측정 정확도를 비교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41만 여명을 대상으로 애플워치의 심방세동 진단 정확도를 평가하는 AHS(The Apple Heart Study) 임상 역시 애플워치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한 연구.
의료기관 방문을 통한 측정 및 진단은 시간, 비용 소모가 큰 반면 웨어러블은 장기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잠재적 위험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얀이 첸 등 연구진은 웨어러블을 통한 AF 스크리닝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지만, 그 비용-효과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 스마트워치와 같은 손목형 기기의 효과성 분석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의사결정 분석 모델을 사용해 2020년 9월 8일부터 2022년 5월 23일까지 65세 이상 3000만명을 6종류의 웨어러블(스마트와치형, 밴드형 광혈류측정기, 밴드형 심전도기기), 2종류의 의료기기(맥박 진단기, 12리드 ECG)에 할당해 시뮬레이션했다.
주요 결과는 질 보정 생존년한(QALY)의 변화, 2차 측정 지표는 뇌졸중 및 주요 출혈 여부였다.
분석 결과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 6가지 AF 스크리닝 전략 모두 스크리닝이 없는 경우보다 더 효과적(QALY 범위 : 226~957)이었다. AF 스크리닝 전략이 없는 것 대비 기존 기기를 통한 검사의 QALY가 각각 -116 대 93에 그쳤다는 점에서 웨어러블의 QALY가 상대적으로 더 편익을 제공한 것.
아무런 검사도 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 검사는 10만 인년(person-year) 당 뇌졸중 발생률이 20~23명 가량 감소했지만 주요 출혈은 10만 인년 당 20~44명으로 증가했다.
광혈류측정기나 밴드형 심전도기 등이 선호됐고 이들은 QALY 당 5만 7894달러라는 비용-효과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돼 QALY 당 10만 달러라는 허용 임계값을 충족했다.
연구진은 "의사결정 분석 모델을 사용한 AF 스크리닝 평가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스크리닝이 기존의 방법을 사용한 스크리닝이나 AF 스크리닝이 없는 것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선 웨어러블 활용이 빈번해지고 있다. 심재민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2~3년새 다양한 환자들이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가져온다"며 "심방세동과 같은 기능 이상 여부는 확실히 보일 정도로 성능이 준수한 편"이라고 평했다.
그는 "적은 오진의 가능성을 우려해 웨어러블 기기를 아예 쓰지 않는 것 보다는 활용하는 쪽이 더 혜택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추세를 볼 때 패치형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스마트워치 방식 진단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부전학회 관계자는 "최근 심부전의 모니터링, 진단에서 스마트워치나 심전도 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 근거나 증거 수준이 높지 않다"며 "임상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웨어러블 기기간 성능 편차, 부적절한 측정 시 오차 등의 변수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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