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가 사실상 전멸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기 진료과를 제외하고 외과계 역시 젊은 의사들의 지원 기피 현상이 지속됐다.
메디칼타임즈는 12일 오후 5시 마감된 주요 수련병원 24곳을 대상으로 '2022년도 후반기 레지던트 1년차' 지원 현황을 취재했다.
무엇보다 필수진료 한 축인 소아청소년과가 처참한 결과를 보였다.
통합수련인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명 정원에 0명을, 고대안암병원과 구로병원, 안산병원은 2명, 3명, 3명 모집에 지원자가 없었다.
세브란스병원은 8명을, 삼성서울병원은 1명을, 이대목동병원은 3명을, 한양대병원은 5명, 인하대병원은 4명,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3명을, 한림대성심병원은 2명씩 정원을 내걸고 기다렸으나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2명 정원에 1명이 지원해 힘겹게 체면을 지켰다.
지방대병원 역시 소아청소년과 추락이 지속됐다.
충남대병원(4명)과 충북대병원(1명), 동아대병원(2명), 부산대병원(1명), 울산대병원(2명), 삼성창원병원(2명), 전남대병원(4명), 조선대병원(2명), 전북대병원(2명), 원광대병원(2명) 모두 지원자를 찾지 못한 채 접수창구를 닫아야 했다.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은 이미 예고됐다.
2019년 지원율 100%를 상회하다, 2020년 78.5%, 2021년 38.2%, 2022년 27.9% 등 전문과 중 최악의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초저출산에 따른 소아 인구 감소와 다른 진료과와 동일한 저수가 등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바라보는 젊은 의사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은 셈이다.
또한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외과계 추락도 지속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외과 10명, 산부인과 7명, 흉부외과 5명, 비뇨의학과 1명을 모집했으나 '0명'으로 마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외과 1명, 흉부외과 1명, 비뇨의학과 1명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서울대병원 역시 외과 1명과 흉부외과 1명 등의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외과 3명, 흉부외과 4명, 비뇨의학과 1명 등을 모집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와 달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정형외과 1명 모집에 5명이, 재활의학과 1명 모집에 3명이, 고대 안산병원은 성형외과 1명 모집에 13명이, 삼성서울병원은 내과 1명 모집에 3명이, 서울대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1명 모집에 4명이 각각 지원해 진료과 간 양극화 단면을 보여줬다.
■주요 대학병원, 외과·흉부·비뇨 지원자 '부재'…정형·재활·성형 '쏠림'
지방대병원에서도 동일 현상이 나타났다.
충북대병원은 정형외과 2명 모집에 4명이, 부산대병원은 이비인후과 1명 모집에 2명이, 강원대병원은 신경외과 1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웠다.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공의 미달을 넘어 지원자 '0명' 행진이 지속될 경우 해당 진료과 의사 부족으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은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 지원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가 없는 소아청소년과를 젊은 의사들이 선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이사장은 "필수의료 핵심인 소아청소년과를 최우선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젊은 의사들은 대학병원 간판을 보고 진료과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개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가 시급하다. 제도와 수가의 개선이 없는 한 젊은 의사들이 외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후반기 레지던트 지원자는 오는 20일 용산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9월 1일부터 수련에 임할 수 있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코로나 확진자도 응시가 가능하며, 입원 치료 중인 응시자의 경우 의사 소견서를 받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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