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정해지면서 의료계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야당 역시 이번 인사에 우려를 표하며 고강도 정책평가를 예고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현 복지부 조규홍 제1차관을 지명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공직생활 대부분을 기획재정부에서 보냈다. 그는 윤 정부 출범 이후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 임명됐는데 권덕철 전임 장관 사퇴 후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의료계에선 보건의료분야 예산 절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연금개혁 의지가 공고한 상황에서 경제관료에 힘을 싣는 인사인 데다가 조 후보자는 차관으로 근무하며 복지에 치중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인사에 아쉬움은 있지만, 아직 임기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다 할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고 전했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코로나19 여파로 감염관리와 필수의료의 현실과 문제점이 대두했고 아직도 현장에 많은 어려움과 숙제가 남아있다"며 "보건의료는 굉장히 중요한 분야인 만큼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또 그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와의 소통이 원활히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촉구했다.
대한병원협회 한 임원은 "국민건강보험 긴축 재정과 민간보험 활성화, 디지털헬스 규제개선 등이 예상된다"며 "다만 윤 정부 핵심 보건정책인 필수의료 강화 관련 재정 전문가로서 현장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재원 마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보건부와 복지부를 따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대응 및 필수의료 붕괴, 노년층 인구 증가세 등 보건과 복지 분야에서 각각의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한 정부 부처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보건과 복지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본다. 고령화로 복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를 보건과 함께 다루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고 필수의료 보강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이를 주도할 보건부 장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의 우려도 비슷하다.
기재부 출신 장관 등용은 보건의료분야 재정압박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필수의료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인사는 보장성 강화 및 모두 재정이 아닌, 의료기관 압박 정책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인사청문회에서 고강도 정책평가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정책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윤 정부의 조규홍 복지부장관 후보 지명은 우려되는 부분이 크다. 야당 입장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사청문회 준비라는 폭탄을 던졌다"며 "청문회 이어 열릴 국정감사 모두 복지 및 보건의료분야의 매서운 정책평가를 각오해야 할 것. 인사청문회에서 조규홍 후보자 인물보다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정책 실효성을 중점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소감문을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안전망 구축을 강조했다. 또 필수의료 확대와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복지투자 혁신, 국민연금 개혁, 저출산 대응,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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