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나승운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7일 콘래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제학술대회(ICoLA 2022)에서 'Paradigm Shift in Dyslipidemia Treatment(Feat. RACING Trial)'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 적합한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나승운 교수는 "이번 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에서 LDL-C 목표치를 더욱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LDL-C Goal을 하향 조정했다"며 "2019 ESC 및 EAS 가이드라인부터 이번 지질‧동맥경화학회 가이드라인까지 이제는 낮아진 LDL-C 목표 수치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승운 교수는 기존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에제티미브 병용요법 효과에 주목했다.
스타틴 단독요법의 한계
스타틴 단독요법의 경우 용량에 비례해 새로운 당뇨병 발생‧근육병증‧간수치 증가 등의 부작용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이 같은 부작용 위험은 줄이고 지절조절 효과는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체전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RACING 연구
최근 국제적 저명저널인 란셋(The Lancet)에 실린 '로수젯 RACING trial'이 그 근거이다.
해당 연구는 국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총 3780명을 대상으로, 중등도 로수바스타틴(10mg)과 에제티미브(10mg) 병용요법(로수젯정 10/10mg, 1894명)과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로수바스타틴 20mg, 1886명)을 각각 무작위로 시행한 후 3년간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병용요법군의 경우 3년째 LDL-C 70mg/dL 미만으로 유지된 경우가 72%(978명)로 단독요법군(58%, 759명)보다 우수했다. 지질‧동맥경학회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진료지침으로 제시한 목표 LDL-C 달성률(55mg/dL 미만)도 병용요법군(42%)이 단독요법군(25%)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임상 추적 3년 동안 심혈관계 사망, 뇌졸중, 또는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 비교에서 병용요법군이 9.1%(172명),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군은 9.9%(186명)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두 군 간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약물 부작용이나 불내성으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도 병용요법군이 4.8%(88명)로 단독요법군 8.2%(150명) 보다 유의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강력한 콜레스테롤 저하 치료가 필요한 심혈관계 환자에 있어서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합요법'의 효과가 임상적으로 증명됐다는 점에서 치료전략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저용량 스타틴+에제티미브
또한 나승운 교수는 한국인에 있어서 저용량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승운 교수는 "로수젯 10/2.5mg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해보면 로수바스타틴(2.5, 5mg) 단독요법 대비 저용량임에도 LDL-C 강하 효과의 우월성을 입증했다"며 "Low-Moderate risk 환자 치료 시 로수젯 10/2.5mg 복합제가 중강도 스타틴 단일제의 효과적인 대체 요법"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최초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Long-term CV Outcome을 입증한 RACING,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턴의 변화 예고
이어진 토론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이상지질혈증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패널로 참여한 인제의대 김병규 교수(심장내과)는 "그동안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 치료 효과에 있어 강력한 믿음이 있었다"면서도 "이번 RACING 연구결과 토대로 스타틴은 줄이고, 에제티미브 용량을 늘리는 것을 임상현장에서 루틴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나승운 교수는 RACING 연구에 참여하면서 실제 겪었던 사례를 제시하며 치료패턴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로수바스타틴 20mg를 복용한 환자들을 추적했을 때 불편해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이후 중강도 스타틴+에제미티브 병용요법으로 변경하기도 했다"며 "RACING 연구가 란셋을 통해 발표된 후 그 빈도는 더 많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패널인 울산의대 조윤경 교수(내분비내과)는 "RACING 연구를 세부 분석했을 때 당뇨병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비열등하다는 결과를 보여줬다"며 "당뇨병이 있고 추가 위험요인만 가지고 예방목적으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유용성이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고려의대 서홍석 교수(순환기내과)는 "스타틴 이상반응은 대부분 투여 용량 영향이 많기 때문에 RACING 연구와 같이 스타틴 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할 것"이라며 "특히 동양인이 스타틴 이상반응이 서양인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기에 RACING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Long-term CV Outcome을 입증한 RACING 연구를 통해 향후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턴이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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