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에서 정한샘 내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한샘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내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순환기내과분과전문의, 중환자세부전문의 자격을 얻었으며, 협심증을 주 전공으로 연구 및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서 심장문제하면 다 대학병원으로 가야된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증상없이 위험군일뿐인 분들, 증상이 있는 분들 모두가 심장병 환자인 것도 아니고 그런 분들이 모두 대학병원에 가야만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가뜩이나 대학병원 쏠림현상이 심하고 진료대기가 길어지고 있는데,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심장문제에 대해 바로바로 대학병원으로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그때 바로 옆에 내 심장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심장전문가가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동시에 심장병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예방 관리까지 해준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바로 그런 의미의 심장주치의가 되고자 합니다.
건강검진, 예방접종, 감기, 장염 등등 일반 내과 환자들도 찾아주시긴 하지만, 저를 찾아주시는 환자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분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두근거림, 불편감, 통증, 부종 등의 문제로 심장혈관 혈액순환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진료받으러 오십니다. 외래로 걸어오시는 심근경색 환자분들이나 증상이 없는 협심증 환자분들도 자주 진료하게 됩니다.
협심증은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서, 심장근육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을 때 생기는 문제를 협심증이라고 통칭합니다. 주로 협심증이라 일컫는 것은, 동맥경화에 의해 심장 혈관이 좁아지면서 산소 공급이 충분치 않을 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가지 위험요소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스트레스, 흡연 모두 다 동맥경화를 야기하고 협심증을 야기하게 됩니다. 동맥경화는 염증반응이라고 일컫는데, 이러한 위험요소가 단순히 혈관을 물리적으로 상처 입히는 것이 아니라 산화반응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화학적으로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경화반이 부풀고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핵심 요소로 알려진 요소가 바로 나쁜 콜레스테롤로 명명한 LDL 콜레스테롤입니다.
문제는 이미 혈관병이 진행되어 협심증이 되어버린 환자 분들은 일반인에 비해 몇 배 이상 심혈관 질환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만성질환이 있다할지라도 병이 진행하지 않는 분들은 거의 병이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혈관병이 진행하는 분들은 최대한 약제를 써서 관리함에도 불구하고 또 쉽게 재발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상 협심증 환자분들이 스텐트 시술을 받고 난 이후 개개인별로 위험도는 매우 다르지만 매년 1-5%정도 재발을 경험하게 되므로, 이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협심증을 관리하기 위한 전세계의 모든 치료지침들이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게 낮추는 것을 권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목표치를 정하는 것은, 그 목표치를 달성한 것과 달성하지 못한 것에 재발률 차이가 의미있게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존까지는 스텐트 시술을 한 이후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70 이하로 낮추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권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70이 아니라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55까지, 아니 40까지 더더 낮추면 낮출수록 스텐트 재발률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9년 유럽심장학회 치료지침에서는 협심증을 포함한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을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LDL-C 목표 수치를 55 mg/dL 미만으로 낮춤과 동시에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저치를 50%이상 낮춰야하는 기준이 나오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협심증이 진행하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 환자들 또한 기저 수치와 관계없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개정되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대한 빨리 낮추는 것(the earlier, the better)도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퇴원 후에는 4-6주 후에 LDL-C 수치를 확인하여 환자가 목표 수치에 도달했는지 확인하고, 도달하지 못했다면 추가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건강한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지만,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LDL-C 목표 수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에게 생활습관 개선에 대하여 교육을 해보지만 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않으며 그것만으로 고지혈증 치료 목표치 달성은 쉽지가 않은 편입니다.
약물치료에는 스타틴,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비단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만 아니라 혈관에 여러 이로운 효과를 나타내는 스타틴을 기반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냐 혹은 달성했느냐에 따라서 스타틴 약제에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아주는 에제티미브를 고려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LDL-C 수치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PCSK9 억제제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PCSK9 억제제 치료가 기존의 스타틴이나 복합제와 다른 점(차별점)은 무엇인가?
PCSK9 억제제는 PCSK9과 결합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게 됩니다. PCSK9은 순환하면서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LDL 수용체를 분해해버려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LDL-C 수치를 감소시킵니다.
PCSK9 억제제는 기존 스타틴을 포함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기저치 대비 평균 60%의 LDL-C 강하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최대 8년 이상의 장기 투여에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되었습니다. 따라서, 스타틴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 치료에도 LDL-C 목표수치 달성에 실패하는 환자들에게는 PCSK9 억제제가 현재까지는 대체불가능한 치료옵션이 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환자에게 PCSK9 억제제 치료를 고려하는가?
PCSK9 억제제는 기존에 LDL-C을 낮출 수 있는 약제인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목표 LDL-C을 달성하지 못한 모든 환자들에게서 고려해야하는 고지혈증 치료제입니다. 다만, 보험문제와 비용적 문제로 인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환자라고 해서 모두에게 투여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스타틴 부작용으로 인해 LDL-C를 조절해야 되지만 약제투여가 어려운 경우 아직 보험 적용은 안되지만 비급여로라도 설명 뒤에 PCSK9 억제제를 투여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절대 다수는 협심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후에 LDL-C이 70 이상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환자분들에게 투여합니다. 환자분들에게 고지혈증 목표치를 달성한 것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 생기는 재발률 차이를 설명드리고. 대표적인 PCSK9 억제제 주사제의 경우 통상 2주에 한번 피하에 간편하게 자가로 주사를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주사법을 교육해 드리고 있습니다.
▲LDL-C 목표 수치에 달성한 후에도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가?
LDL-C 을 낮추는 치료는 최대한 오래 유지해야 합니다. 고지혈증 약을 먹고 고지혈증이 조절되면 약을 중단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특히 협심증 환자들은 고지혈증 약제 혹은 주사제를 중단한다면, LDL-C 수치는 다시 상승하게 됩니다. 문제는 다시 LDL-C이 상승하는 시기에 이는 심혈관계 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컨디션에 따라 LDL-C가 다르게 측정되기도 하고, 통상 노화에 따라 LDL-C이 증가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LDL-C 검사하며 장기적으로 치료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협심증 환자들을 위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여전히 많은 협심증 환자 분들이 퇴원 후에는 증상이 완화되어 완치되었다고 잘못 생각하실 때가 많습니다. 스텐트 시술하면 이제 해결됐다고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위험합니다. 약을 제대로 안 드실거라면 오히려 스텐트 시술을 하는게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협심증 시술은, 치료의 종결점이 아니라 관리의 시작점입니다. 협심증은 재발 위험이 높은 심장질환이지만 충분히 관리가능한 질환입니다. 정기적인 평가와 적극적인 LDL-C 관리를 통해 협심증 재발 위험도를 최소화하는데 환자분들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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