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8일 공청회를 통해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더불어 건강보험 지출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 거론한 공공정책수가와 더불어 필수의료 강화 대책 발표는 복지부가 해결해야 하는 중점과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낫 배드(not bad)'정도인 듯하다. 이날 공청회 패널들은 정책 방향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의사인력 확대에 대한 모호한 대책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았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이후 재논의한다는 의정합의 원칙을 유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일까. 이와 관련 대책도 소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에 그쳤다.
환자단체는 물론 학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의료인력 확보방안을 요구했다. 심지어 환자단체에선 '의료인력 대책 없는 공공정책수가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단기대책에 그쳤다는 평가가 높았다. 조규홍 장관도 기조발언에서 장기대책은 내년에 발표할 건강보험종합대책을 언급하며 추후 발표하겠다고 넘겼다.
공청회 하루 전인 지난 7일 실시한 2023년도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 전국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중반까지 추락한 지원율이 내년도에는 20%선까지도 붕괴한 것이다.
필수의료 지원대책에는 응급의학과 관련 내용을 상당수 담았지만 정작 내년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급락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한달 전에 발표했다면 어땠을까. 정부가 보다 파격적인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면 어땠을까.
최종 집계를 해봐야겠지만, 내년도 전국 수련병원에 소청과 레지던트 1년차는 3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그 말인 즉, 필수의료 영역인 소아환자 진료현장에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당초 지난 10월 발표 예정이었던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2개월 이후인 12월 발표했다. 오늘 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추후 대책에도 속도가 필요해 보인다. 필수의료가 더 붕괴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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