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를 놓고 젊은의사들이 쓴소리를 가했다. 기피과인 것은 맞지만 소청과 전공의가 없다고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마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가 없으면 진료체계 근간이 무너진다,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마비된다는 것은 원론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자체가 문제라고 짚은 것.
대전협은 "전공의가 없다고 진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한 대학병원 소청과에서는 2019년 전공의가 주당 113시간을 일하다가 과로사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전공의가 없다면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에서 초기 몇 년 경험이 미래 진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따라 전공과목을 선택한다"라며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은 전공의들의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진료과목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속되는 저출산으로 환아 숫자가 감소하고 있고, 의료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전문의 취득 후 개원도 쉽지 않는 게 현실이라는 것.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소청과 전문의를 활발하게 채용하는 것도 아니다. 수가는 낮고 비급여 영역은 없어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청과 전문의 채용을 하지 않는 것이다.
대전협은 "전문의를 따도 예전처럼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지 않다"라며 "교수가 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전공의에게 당직을 몰아주는 시대도 끝났다. 전국 각지의 병원에서 교수들이 당직을 서다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원인으로 의료분쟁의 위험과 폭력 상황 노출도 지목했다.
대전협은 "소아 환자를 보는 일 자체가 상당 수준의 감정 노동을 포함한 유무형의 노동 강도를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며 "큰 수술을 해야하거나 심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아 진료는 더욱 어려운데 의료인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늘 법적 분쟁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전협은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의를 적극 채용하고, 이를 위한 수가 가산 및 획기적인 국고 지원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소청과는 소아 중환자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영유아 중환자 진료가 소방, 경찰 처럼 국가의 필수적 영역이라고 한다면 국고 예산 배정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제대로 된 소아 진료를 위해서는 일정 병상 수마다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상급종병 평가 등에도 적극 반영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상급종합병원이 소청과 입원전담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해 아이들이 아플 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 당직 연속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하거나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추가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는 방안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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