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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허용해달라" 비대면진료 제도화 드라이브 거는 산업계

발행날짜: 2023-01-10 12:12:51

원산협, 입법안 마련 토론회 개최…"디지털 헬스케어 교두보"
국민 90%가 비대면 진료 찬성…"소비자 선택권 중요해져"

산업계가 비대면진료에 대한 국민 수요를 업고 제도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1차 의료기관, 경증질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진료를 시행하고 정부를 통해 플랫폼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국내 비대면 진료 입법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원산협 장지호 회장은 '모든 국민이 누리는 비대면진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장지호 회장

장 회장은 비대면진료 입법 추진 배경으로 국민의 높은 호응과 만족도, 전향적인 의료계 태도, 급격한 세계시장 성장을 꼽았다.

한국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시적 허용 기간 동안 누적 3400만 건의 비대면진료가 이뤄졌으며 경험자의 87.9%가 향후 재이용의사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일반 국민 81.9%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개인 건강 상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통계 플랫폼 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비대면 진료 시장은 2025년 354조 원에서 2030년 586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의료계 전향적인 태도와 관련해선 대한의사협회 제74차 대의원회 정기총회에서 비대면진료 논의를 의결하고 의료정책연구소 보고서 발표, 정보의학전문위원회 출범 등이 이뤄진 것을 근거로 들었다.

장 회장은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산업계와 의과계, 약사계 입장을 담을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배송 및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처방 기간 및 고위험군 의약품 추가 제한, 의약품 복약지도 강화 등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비대면진료가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과 관련해선 경증 환자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경증 질환은 비대면진료까지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할 경우 대다수 국민이 소외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1차 의료기관 중심 정책 설계는 필요한 조치라고 봤다. 이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책이 자리 잡은 뒤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방향은 필요하다고 봤다. 플랫폼 인증제 등 정부 차원의 자격관리 정책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 회장은 "플랫폼에 대한 사회적 우려 해소를 위해 정부 주도로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역량을 평가해 자격을 부여·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의료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관리하고 산업계가 지원하는 비대면진료 정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비대면 진료 입법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 현장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컨슈머워치 곽은경 사무총장은 비대면진료 도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6%가 원격의료 도입에 찬성했고, 82.6%가 이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설명이다.

곽 사무총장은 "우리는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일과 중 시간을 내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국민이 여전히 많다"며 "낮은 수가로 박리다매식으로 진료가 이뤄지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어져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는 문제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가 가져다줄 혁신은 일반의약품을 먹을 것인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병원을 방문할 것인지 등 두 가지밖에 없던 의료서비스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다"라며 "세계 주요국 국민이 누리고 있는 의료혁신을 우리 국민도 경험할 수 있도록 의료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메라키플레이스 손웅래 공동대표는 안전한 비대면진료 제공을 위해선 플랫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플랫폼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손 공동대표는 "정상적인 비대면진료는 그 프로세스 상 서비스 플랫폼 배제가 어렵고 시스템화 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개인정보나 민감정보 등이 유출될 가능성도 크다"며 "헬스케어 내 새로운 디지털 혁신들이 환자·사용자에게 닿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솔루션은 낙후돼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헬스케어의 산업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대중 연구위원은 디지털헬스케어 발전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서비스 전달체계가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선택권이 중요해짐에 따라 의사·환자관계와 의료윤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기술은 소비자 권한을 강화하고 참여를 증진시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추후 기지털 기술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소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와 마찬가지로 안정성을 보장해야하고 이를 전제로 효과적일 때 가치가 있다"며 "전문가집단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강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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