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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협 "의정협의 아직" 반면 무르익는 의대정원 논의

발행날짜: 2023-01-12 05:30:00

정부·의료계 "의대정원 세부 논의 진행된 바 없다" 답변
7차 대유행까지 주춤해지면서 코로나 안정화 분위기 완연

"의과대학 인력 확충에 대해 의료계와 협의를 시작하겠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지난 9일 올해 첫 업무보고에서 의대정원 확대를 언급하면서 의료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350명을 확대 논의를 1월 시작해 4월 마무리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의료계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조규홍 장관이 업무보고에서 의대정원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발언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팩트체크를 해보자. 지난 10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가 복지부와 의사협회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대정원 확대 관련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하지 않았다.

복지부 의료정책과 차전경 과장은 "조규홍 장관 의지가 분명한만큼 추진하려고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한 바는 없다"면서 "의사협회 등 의료계에 이와 관련 일정도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의료계도 마찬가지. 대한의사협회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의정협의를 재개한다면 카운터 파트너끼리 의제부터 선정해야할텐데 아직 그 과정이 없었다. 아직 논의한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20년, 복지부와 의사협회가 진행한 의정협의에 따르면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대정원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시말해 의정협의 일정이 잡혀야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셈인데 현재로선 지난 2020년 의정협의를 맺은 이후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상태다.

■ 한풀 꺾인 7차 대유행…의대정원 확대 논의 임박?

다만, 앞으로도 의정협의체에 변화가 없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업무보고에서 보고할 정도로 정부 차원에서는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시작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협의 대전제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인 만큼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확산세.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 7차 대유행 조짐에 불안감이 높았지만 1월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고, 조규홍 장관은 지난 11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일부 중국발 장기체류 외국인의 확진율이 상승했지만 2주 연속 일평균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봤다. 다시말해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앞서 중국 대유행 현상이 국내 마스크 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위중증 환자 수가 감소하면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정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여지를 둔 상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의대정원 확대 논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 2020년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인력 확충 정책에 반대,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문제는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 차전경 과장은 "필수의료협의체 논의를 이어가면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국민건강'이라는 지향점이 같은 만큼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으로 지난 2020년 당시의 첨예한 갈등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새다.

의협 이정근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92년도 의사면허를 취득했는데 당시보다 의사 수가 크게 증가해 9만명이 넘었다. 그럼에도 필수의료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면서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의사에 대한 정책 투자가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은 필수의료에 나서는 의사가 줄어든 배경으로 지난 2012년 의료분쟁조정법, 의료사고 자동개시법 통과를 짚었다.

당시부터 바이탈 진료과목 기피현상이 극심해졌고, 10년쯤 지난 최근 해당 전문의를 배출하는 시점으로 그 파장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 정책방향이 현재의 문제를 가속화 시켰다는 얘기다.

그는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해법은 의대정원 확대에서 찾을 게 아니라 정책적 지원 대책을 통해 찾아야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정권 교체 이후 주춤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도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향후 의-정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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