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체외충격파치료 보험금 지급기준 강화를 예고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학계 역시 보험업계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험업계가 체외충격파치료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2000년대 초, 회당 1만원이 안됐던 충격파치료비가 실손보험이 적용되면 10~20배 뛰어올라 제동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는 이를 위해 충격파치료 청구 건을 조사해 과잉진료 의심 사례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관련 사례를 바탕으로 도수치료처럼, 일정 횟수 이상의 체외충격파치료를 받으면 의사소견서나 의료자문을 요구하는 식으로 기준을 강화한다는 것.
이에 대한충격파치료학회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보험업계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관련 치료비용이 급증했다는 보험업계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충격파치료는 도입 초기부터 5~10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같은 병원에서 진행해도 1회에 제공되는 타수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관련 장비 역시 1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차이가 크고, 소모품도 몇 백에서 몇 천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충격파치료는 과거나 지금이나 최소비용과 최대비용 간의 차이가 커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한충격파치료학회 김재희 총무이사는 "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충격파치료는 과거에도 3만원에서 15만원까지 가격에 차이가 컸다"며 "장비에서 생기는 차이도 있고 100타수인지 1000타수인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치료효과와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충격파치료비가 회당 6000~8000원이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가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르긴 했지만 인상폭이 두 배가 채 안 된다"며 "누가 퍼뜨린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충격파치료에서 과잉진료가 벌어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선 현장에선 손보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영역을 침범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도수치료에 이어 충격파치료로 연타를 맞은 정형외과 개원가에선 아예 실손보험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사회 이태연 부회장(정형외과의사회 전 회장)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비급여진료를 어떻게 심사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라며 "이는 실손보험의 근본적인 취지에 반한다. 지금도 충격파치료는 특별약관에 따로 들어가 있을 정도인데, 상품은 팔되 보험금은 지급하지 못하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아예 실손보험을 폐지하는 것이 옳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정말 문제라면 지난해 흑자로 보험업계가 벌인 실적잔치는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라며 "상품을 판 것은 보험사인데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뒤늦게 가입자의 혜택을 줄인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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