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불합리한 수가협상 구조개선을 약속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협상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벌써부터 보이콧을 선언하는 공급자단체가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 개선 약속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건보공단은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제도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협상이 인상률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자료도 부재하다는 각계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수가협상을 2개월 앞둔 현시점에서 별다른 개선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건보공단은 지난 7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에서 ▲일몰제 폐지 지연 ▲불확실한 공공정책수가 투입 재정 규모 등을 이유로 올해 수가협상이 어느 때보다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구조 개선 없는 불합리한 수가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건보공단이 GDP 증가율 등 4개 모형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일부 앞당기는 등의 대안을 내놓긴 했지만, 불공정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역대 최저수준의 인상률이 결정된 후 SGR 모형을 폐기와 공평한 협상구조 마련 등 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후 공단은 연구를 통해 새 모형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 모형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공급자 단체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의 소통기전도 공식적으로 마련된 것은 없다는 비판도 내놨다. 수가협상의 핵심인 밴드 결정을 위한 논의과정에 여전히 공급자단체 참여가 보장되지 않다는 것.
의협은 "작년 수가협상을 끝으로 현행 협상방식을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음에도 수가협상의 당사자인 공급자단체는 안중에도 없다"며 "국감에서도 수가계약제도의 문제점이 매번 제기되었음에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수가협상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의료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조차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현행의 수가협상은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협상권한을 반납한 바 있다"며 "우리협회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요청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수가협상 참여 명분은 더욱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및 공공정책수가를 이유로 수가협상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투명한 밴딩 규모 결정 과정 ▲재정운영위원회와의 소통기전 부재 ▲자정을 넘어서는 소모적인 협상 ▲계약결렬시 공급자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과정 등 기존 문제가 여전해 공급자단체의 이중고가 예상된다는 것.
의협은 "그동안 우리협회와 의료단체가 수차례 지적해온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개선의 여지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며 "현행의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가시적 변화가 없다면 비장한 심정으로 수가협상 참여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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