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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당뇨병 치료제, 환자 개별 접근전략 중요해져"

발행날짜: 2023-04-10 05:30:00

서울아산병원 이우제 교수, ADA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내용 평가
"짧은 진료시간 한계, 국내 상황 맞게 제시한 최신지견 습득해야"

국내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 600만명을 넘어서 당뇨병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1'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학회가 2012년 팩트시트를 발행했을 당시 2050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환자 수 591만명을 30년 앞서 추월했다.

2010년 당뇨병 환자수가 312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10년 새 2배나 급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임상현장에서는 당뇨병 환자 치료를 위해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각각의 약제가 가진 혈당 강하 효과, 작용 기전, 부작용, 가격, 보험 여부 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아 진료에서 약제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scientific session'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특징에 따른 약제 선택에 대한 내용이 다수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를 만나 ADA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과 국내 적용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2형 당뇨병, 동반질환 따라 치료제 선택

우선 2형 당뇨병 환자의 'Holistic Person-centred Approach'라는 개념이 도입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제는 동반질환 및 환자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메트포르민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이뤄지도록 주문했다.

혈당에 따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심부전, 만성 콩팥병을 동반했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병용 또는 병용하지 않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SGLT-2 억제제 등 혈당강하제 치료가 적절한 초기치료임을 명시했다.

2형 당뇨병 예방·치료를 위한 비만 및 체중관리를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6월 승인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를 권고안에 추가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동반질환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2형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이며 간효소(ALT) 수치가 증가했거나 초음파에서 지방간이 확인됐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과 간섬유증 여부를 평가하도록 권고했다.

이우제 교수는 "2형 당뇨병 환자의 'Holistic Person-centred Approach'라는 개념이 도입돼 혈당 조절, 심혈관 및 신장 질환에 초점을 둔 약물 선택,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 관리, 그리고 체중 조절이 당뇨병 환자 진료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반 질환 중 NAFLD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도 강조됐다"며 "전반적으로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여건을 고려한 치료 목표와 전략의 개별화가 논의 됐다"고 평가했다.

모든 35세 성인 당뇨병 선별검사 권고

여기에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비만 등 위험요인과 관계없이 모든 성인에게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선별검사를 35세에 시작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ADA는 특정 위험요인의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성인의 선별검사 나이를 낮췄다는 게 특징이다.

ADA는 선별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최소 3년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도록 제시했다. 단, 증상이 발생하거나 체중 증가 등 위험요인에 변화가 있다면 검사를 더 자주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선별검사 나이를 40세 이상인 성인이나 위험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시행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ADA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우제 교수는 "ADA 가이드라인 변화에 맞춰 국내 진료지침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을 조기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임상현장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향후 살아가면서 합병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즉 조기 진단에 따른 치료로 적극적으로 교정한다면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고 선별검사 하향의 의미를 강조했다.

짧은 진료시간 한계 속 임상현장 적용 숙제

다만, 이우제 교수는 ADA에서 발표된 내용을 국내 임상현장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짧은 진료시간과 제한적인 건강보험 급여 문제로 인해 당뇨병 최신지견을 임상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우제 교수는 "환자 진료 시간과 인력이 한정적이고 아직은 약물에 대한 보험 급여가 제한적인 부분이 있어 발표된 모든 내용을 국내 진료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실제 진료에서 당뇨병 교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은 약 3분이다. 짧은 진료시간 동안 약제 선택에 고려해야할 모든 사항을 파악하고 환자 교육까지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중요한 부분이라도 인지하고 있으면 짧은 진료 시간 내에도 상당한 부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ADA에서 발표된 당뇨병에 대한 최신 정보 중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선별해 국내 상황에 맞게 제시한 내용들을 잘 숙지한다면 충분히 임상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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