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가 협상에 투입될 재정규모를 결정할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예견됐던 대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동조합은 결국 배제됐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2기 재정운영위원회(이하 재정운영위)를 구성, 같은 날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 선출 및 수가협상에 투입될 소위원회 구성 등을 완료했다. 11기에 이어 12기에도 합류한 윤석준 교수가 한 번 더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재정위는 직장가입자 대표(노동조합 5인, 사용자 단체 5인), 지역가입자 대표(농어업인 단체 3인, 도시 자영업자 단체 3인, 시민단체 4인), 공익대표(관계 공무원 2인, 건강보험 학자 8인) 등 총 30명으로 운영된다.
12기 재정위는 구성 단계에서부터 이례적인 상황을 다수 연출했다. 수가협상 기간이 다가오면 재정위는 그 안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에 임한다. 통상 새롭게 꾸려지는 재정위는 수가협상을 본격 시작하기 약 두 달 전인 3월 말에는 구성, 4월 중으로는 첫 회의를 연다. 이를 감안하면 12기 재정위는 한 달 가까이 구성부터 늦어진 셈. 그렇다 보니 첫 회의도 수가협상 관련 교육 등을 동시에 진행하며 3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직장 가입자 단체 중 노동조합 대표 위원 선정 과정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외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양대 노조는 "복지부가 양대 노총의 직장가입자 대표성을 부정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큰소리로 외치고 있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가입자의 철저한 감시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위원 재위촉을 진행하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회계 장부 제출 등 관련 의무를 따르지 않은 기관에 위원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적법한 절차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복지부는 회계 장부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노조 130개 직장가입자 노조에 일일이 위원 추천 공문을 발송했다.
그 결과 노동조합 대표 단체는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 ▲전국선박관리선원노조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전국건설기능인노조가 새롭게 참여한다. 기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비롯해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도 빠졌다. 지역가입자 중 도시자영업자 대표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빠지고 대한변호사협회가 참여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변화다.
지역 가입자 대표인 시민단체 구성도 큰 변화를 맞았다. 건강세상네트워크,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빠지고 ▲한반도선진화재단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합류했다. 농어업인을 대표해서 기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대신해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가 합류하면서 이번 재정위에서는 '여성' 단체 비율이 특히 높아졌다.
공익 대표에는 11기에 이름을 올렸던 홍익대 법대 이인영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세의대 김태현 교수가 빠졌다.
그 자리는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이성엽 교수, 연세의대 김소윤 교수, 경희대 김양균 교수가 채웠다. 고려대 윤석준 보건대학원장도 11기에 이어 한 번 더 재정위에 참여하게 됐다. 이로써 8명의 공익 대표 중 2명이 고려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 수가협상단은 오는 18일 오후 2시 대한한의사협회를 시작으로 19일까지 양일간 1차 수가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1차 협상에서는 통상 공급자 단체가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건보공단 협상단은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를 필두로 김남훈 급여혁신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 권의경 수가계약부장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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