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마땅치 않았던 박출률 보존형(HFpEF) 비만 관련 심부전에도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1 수용체 작용제(GLP-1)인 세마글루타이드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을 해결하지 않고 당뇨병, 고혈압 등 주요 성인질환을 관리할 수 없다는 관점에 따라 최근 치료 경향은 GLP-1과 같은 비만약제를 전방위적으로 활용, 체중 감소를 통한 예후 개선의 효과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간 HFpEF 치료제로서 비만 및 체중 감소를 특별히 표적으로 삼는 약물요법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새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내용의 STEP-HFpEF 임상시험 결과가 현지시간 26일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3)에서 공개됐다.
박출률 보존형 비만 관련 심부전 환자는 심신을 허약하게 만들고 신체적 부담이 높아 삶의 질이 저하되지만 이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없는 실정이었다.
아시아, 유럽, 북미 및 남미의 13개국에서 실시된 STEP-HFpEF 임상은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 NYHA 2~4 등급 및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 임상 요약 점수(KCCQ-CSS) 90 미만을 가진 HFpEF(LVEF 4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자격 요건을 갖춘 529명의 환자는 52주 동안 주 1회 피하 세마글루타이드 2.4mg 또는 위약을 투여받은 후 KCCQ-CSS 및 기준선에서 52주차까지의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환자 특성은 평균 연령 69세, 평균 BMI 37, NYHA 3~4 등급(33.8%), KCCQ-CSS 평균 58.9점, 6분 도보 거리(6MWD) 평균 320m였다.
기준선에서 52주차까지 KCCQ-CSS의 평균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16.6점, 위약군에서 8.7점이었고, 평균 체중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13.3%, 위약군에서 -2.6%였다.
기타 평가 변수에서도 효용이 관찰됐다.
6분 도보 거리의 평균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21.5m, 위약의 경우 1.2m였고 사망, HF 사건, KCCQ-CSS 및 6MWD의 계층적 복합 종점을 연구한 결과, 세마글루티드는 위약보다 우위였고(win ratio 1.72), C-반응성 단백질의 평균 변화는 세마글루티드와 위약에서 각각 -43.5%와 -7.3%였다.
심부전 검사 지표인 NT-proBNP의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에서 -20.9%, 위약이 -5.3%였고, 세마글루타이드군 1명, 위약군 12명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긴급 입원 사례가 발생했다.
세마글루타이드군과 위약군에서는 각각 13.3%, 26.7%의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됐다.
연구자인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소속 미카일 코시보로드는 "STEP-HFpEF 임상시험은 HFpEF 치료 전략으로 비만을 표적으로 삼는 첫번째 시도"라며 "임상에서 확인된 효과는 HFpEF의 모든 제제에서 볼 수 있는 것 중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HFpEF 비만 환자군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는 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비만이 단순히 HFpEF 환자의 동반 질환이 아니라 근본 원인이자 치료 개입의 목표임을 분명히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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