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섭취하는 나트륨량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고혈압약을 먹는 것과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고혈압약을 먹고 있더라도 이같은 효과는 동시에 발휘된다는 점에서 향후 고혈압 관리에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나트륨 조절이 고혈압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3.23651).
현재 나트륨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실제 고혈압 관리에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 관리 방안을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나트륨 섭취 조절이 실제 혈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단순히 권고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노리나 알렌(Norrina Alle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실제로 나트륨 조절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과연 나트륨량을 줄이는데 따라 혈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해 고혈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다.
노리나 알렌 교수는 "지금까지 저나트륨식은 고혈압 환자에게 단순히 권고돼 왔을 뿐 실제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다"며 "고혈압약을 먹고 있는 성인은 물론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 조절이 혈압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21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정상 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고혈압 약을 복용중인 환자,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있는 환자 등 총 213명을 대상으로 나트륨량을 조절하며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고혈압약은 그대로 복용 혹은 복용하지 않은 상태로 1주일은 총 나트륨양이 500mg으로 제한된 저나트륨 식단을 섭취하고 1주일은 과거와 유사한 수준으로, 또한 그 다음 1주일은 2200mg의 나트륨을 추가한 식사를 한 뒤 평균 24시간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추적하는 것이 골자다.
그 결과 이러한 식단 변화는 혈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수축기 혈압을 측정하자 평소 식단을 유지했을때는 125mmHg, 고나트륨식을 먹었을때는 126mmHg로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저나트륨식을 섭취했을때는 119mmHg로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혈압 차는 식단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됐다.
다른 요인을 제외하고 고나트륨식과 저 나트륨식을 섭취했을때 평균 수축기 혈압차는 8mmHg로 집계됐다.
이같은 혈압 차이는 연령이나 성별, 인종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나트륨 과민 반응 등의 특이 체질을 제외하면 성인의 75%가 저나트륨 식단만으로 평균 8mmHg의 혈압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혈압 1차 치료에 활용되는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12.5mg 요법과 유사한 양의 혈압 조절 효과라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4시간 기준으로 재분석하면 1주간 저나트륨식을 먹었을때와 고나트륨식을 먹었을때 나트륨 섭취 양의 중앙값은 1.3g이라는 점에서 하루에 1 티스푼만 나트륨을 줄여도 고혈압약을 먹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혈압 강하 효과는 고혈압약의 복용 유무와 관계없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미 고혈압 약물을 복용중인 환자의 경우라도 약물의 양 등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리나 알렌 교수는 "혈압약 복용과 무관하게 저나트륨식만으로 모든 고혈압 환자의 75%가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연구"라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혈압약 처방과 연계한 고혈압 관리 방안 수립에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고혈압 약을 복용중이라도 추가 강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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