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경화증 진단을 받으면 5년 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망률이 크게 줄었다."
계명대동산병원 김상현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진화한 전신경화증 치료를 언급하며 멀지 않아 관리가능한 질환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핑크빛 미래를 전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신경화증 환자의 사망률은 매우 높았다. 과거 전신경화증 환자 상당수가 결국 신장부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지만 최근 적극적으로 혈압약을 투여함으로써 치료결과가 개선되고 있다.
그는 "전신경화증 치료제는 예방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치료제여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숨어있는 전신경화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신경화증은 그대로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지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젊은 사람이 손발이 찰 경우 단순히 수족냉증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레이노 증상(추위에 노출될 때 손·발가락이 창백해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자가항체 검사를 받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전신경화증 진단은 어떻게?
과거 전신경화증은 피부과적 질환으로 분류했지만 류마티스학이 발전하면서 자가 항체의 문제임을 확인, 내과적 질환으로 바뀌었다.
질환 초기에 레이노 증상부터 시작해 피부가 딱딱해지고, 더 진행되면 폐, 신장 등 장기부전에 빠지면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그는 "레이노 증상이 있다고 모두 전신경화증 환자는 아니다. 쇼그렌증후군,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도 레이노가 나타난다"면서 "다만, 전신경화증 환자는 100% 레이노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대구 지역에서 전신경화증 환자를 많이 치료하게 된 것도 맥을 같이한다.
그는 개원의 대상 연수강좌에서 외래를 통해 레이노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전원, 치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개원의들이 "혹시나 싶어서…"라며 전원한 환자 중 전신경화증을 초기에 진단, 치료해낼 수 있었다. 김 교수가 전신경화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신경화증 치료는 어떻게?
전신경화증은 피부 조직검사를 실시하고 호흡기 및 폐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 증상에 따라 항암치료, 마이코펜놀레이드(MMF) 등 치료제로 쓸 무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질환에 대한 이해가 낮아 손쓸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조기에만 진단하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특히 생존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가 한몫하고 있다. 가령 폐동맥 부전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그대로 두면 페동맥 압력이 상승해 신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때 폐동맥 고혈압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생존율을 끌어올렸다.
결국 치료제 등장으로 불치병에 가까운 전신경화증이 관리가능한 질환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현재 치료제 처방까지 장벽이 높다는 사실이다. 전신경화증으로 해당 치료제를 처방받으려면 폐동맥 압력이 높아진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카테터로 혈관조영술을 해야 확인이 가능하다.
혈관조영술은 환자의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일종의 시술인만큼 환자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혈관조영술을 통해 정해진 압력 이상인 경우에만 처방할 수 있다"면서 "처방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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