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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의 게재율에도 투고 넘치는 간학회지 비결 궁금한가요?"

발행날짜: 2024-07-03 05:30:00

[학회라운지] 대한간학회 김원 간행이사(서울의대 보라매병원)
"논문 게재율 3.7% 그쳐…엄격한 심사+빠른 피드백이 주효"

"비유를 들자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4강에 올라간 것과 비슷합니다."

대한간학회의 저널(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이 최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최상위'라는 표현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피인용지수(JCR Impact Factor)라는 구체적인 성적표를 통해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헤파톨로지(Hepatology)까지 뛰어넘었다.

CMH가 과학인용색인(SCIE)에 등재된 건 2020년. 불과 4년 만에 피인용지수는 3.987에서 14.0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윤준 이사장이 취임 후 목표로 내걸었던 헤파토롤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공약이 불과 6개월만에 달성된 것.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의 SCIE 학술지 중 6위, 이어 국내 학술지에서는 기존 1위 저널이었던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2023 JCR IF 9.5)을 넘어섰다.

급성장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그런 까닭에 성장보다 성장의 이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할 터. 급하면 체한다는 격언이 간학회에도 통용될 수 있을까. CMH 편집장인 김원 대한간학회 간행이사(서울의대 보라매병원)를 만나 탑 티어 저널 등극의 비결에 대해 들었다.

■CMH 통과는 바늘 구멍…"게재율 3.7% 그쳐"

학술지의 영향력은 보통 인용 지수로 평가된다. 이는 좋은 연구는 널리 회자된다는 단순한 논리에 기반한다. 일정기간 동안 각 학술지에 등록된 논문들의 평균 인용 횟수를 비교하면 전반적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 학회들이 앞다퉈 국제 학술대회 개최 및 영문 학술지 발간으로 '세계화'를 선언하면서 경쟁적인 몸집 불리기 현상도 관찰된 바 있다.

주요 연구자들의 자가 인용이나 학회 회원들에게 학회 저널의 인용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일종의 꼼수까지 동원된 것. 간학회는 어떨까.

김원 편집장은 CMH의 간장학 분야 세계 2위 등극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만큼의 파급력이 있는 사건으로 묘사했다.

김원 편집장은 "이 정도면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저널의 영향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이 맞다"며 "그런 까닭에 그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공부했다는 식의 단순하지만 정석적인 답변을 드릴 수 밖에 없다"며 "하나의 대 원칙은 투고된 논문에서 좋은 연구를 추려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좋은 논문이 계속 나오면 이는 다시 좋은 연구자들을 불러오게 하는 선순환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연구는 단순히 연구자들의 아이디어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아직은 미완성인 연구가 투고됐을 때 보완점을 빠르게 확인해 조언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갖춘다면 질이 담보되는 논문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MH의 편집장으로서 그가 제시한 좋은 연구의 기준은 ▲연구의 우수성과 엄격성 ▲다학제적인 접근 ▲영향력 있는 임상 ▲글로벌 참여와 다양성 ▲방법론의 혁신이다.

CMH에 게재된 연구논문은 2021년 25편, 2022년 26편, 2023년 26편으로 대동소이하다. 반면 투고 논문은 각각 347편, 333편, 571편으로 늘어났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571편 중 26편이 게재됐다. 이른 바 바늘 구멍을 통과한 것. 인위적인 뻥튀기는 없는 셈이다.

김원 편집장은 "2021년 연구 게재율은 7.1%, 2022년은 7.6%, 2023년은 3.7%로 극악의 게재 난이도를 자랑한다"며 "질을 담보하는 연구가 아니라면 철저히 필터링을 거쳐 걸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양으로 승부하는 게 아닌 철저히 질적인 수준이 담보된 연구만을 실었기 때문에 오히려 인용되는 횟수는 더 많아질 수 있었다"며 "특히 게재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최초 결정일을 평균 8일에서 6일로 줄였다"고 밝혔다.

■"좋은 연구 선정이 좋은 연구자 부른다"

김 편집장은 "이런 엄격한 심사 시스템과 빠른 심사를 접목하기 위해 투고 논문을 본인이 가장 먼저 필터링하고, 이 과정에서 3/4는 탈락한다"며 "나머지 1/4을 외부 편집위원들에게 보내 전체적인 심사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두 세번의 개정 기회를 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연구가 다듬어지기도 한다"며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가능성이 보이는 연구를 추려 피드백을 주면 연구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편집위원을 제외하더라도 저널 컨설팅 편집위원으로는 미국, 일본, 대만, 캐나타, 태국 등에서 8명이, 국제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23명이 포진해있다.

김원 편집장은 "국제 학술대회인 Liver Week를 개최할 때마다 해외 석학들과 미팅하는 자리를 갖고 친밀도를 높였다"며 "학계에 영향력이 큰 분들에게 종설 등의 논문을 부탁하기도 하고 편집위원으로 모시기도 하면서 저널의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석학들을 위원으로 모시고 논문을 빠르게 추려 다듬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저널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CMH는 국제 저널로 홀로서기에 성공해 국내 연구진의 게재 논문 수는 1/4~1/5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는 다 해외 연구자들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더라도 장식하고 꾸미지 않으면 맛이 반감될 수 있다"며 "내용과 형식은 동일하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저널에 별도의 학술 그래픽 디자이너를 두고 커버 페이지 일러스트부터 학술적인 그래픽을 담당하게 한 것도 CMH의 질을 높인 요소"라고 밝혔다.

■"인용지수 14점 달성, 아직 시작에 불과"

누구에게는 목표일 수 있지만 이 목표는 누군가에게 시작점일 수 있다. 김원 편집장은 IF 14점 달성을 더 큰 도약을 위한 출발선으로 봤다.

그는 "국제 SCI 저널 기준으로 평가할 때는 6위이지만 간장학 분야로 좁히면 CMH는 세계 2위"라며 "보통 세계 2대 저널, 4대 저널을 꼽자고 하면 미국과 유럽이 항상 등장하는데 국내 저널이 2위에 등극했다는 건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이 4강에 올라간 것과 비견될 만큼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부담이 없진 않다"며 "다만 개발도상국으로 시작해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나라로 도약하고 한류 붐이 일면서 선진국으로 인식되게 된 것처럼 의학계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명성에 안주한 저널들은 기초 연구 위주로 하면서 '내가 최고'라는 식으로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고 논란이 될만한 연구는 일부러 피하기도 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CMH는 아직도 성장할 여력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저명한 연구자들과의 교류 및 협업 연구가 늘고 있고, 학계에서 이견이 있는 이슈를 피하기 보다는 이를 선정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는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은 충분하다는 것.

김 편집장은 "임기가 8년으로 2028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화수분처럼 양질의 논문이 계속 투고되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 연구자들과의 네트워크 풀도 늘려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미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눈여겨 보고 있다"며 "좋은 연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가는 것도 독자들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서체와 일러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계약해 내용과 형식을 모두 갖추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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