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 병용요법'이 마침내 국내 허가를 받았다.
병용요법 임상 결과가 발표된 지 약 1년 만에 허가된 것으로, 이를 둘러싼 제약사 간의 협력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MSD의 키트루다와 한국아스텔라스 파드셉에 대해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1차 치료' 적응증을 각각 추가했다.
요로상피암은 소변이 생성되고 이동하는 통로의 가장 안쪽 점막인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방광암, 신우암, 요관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환자의 10~15%는 수술이 불가능한 원격전이 단계에서 진단받고, 이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이 11.7%로 매우 낮은 편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양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1차 표준치료 옵션이 항암화학요법 외에 전무해 환자 및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가 컸던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허가는 지난해 ESMO 2023서 공개된 EV-302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EV-302 은 25개 국가에서 8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효과를 확인한 무작위 3상 임상 연구다.
임상 연구 결과, 중앙 추적 관찰기간 17.2개월 시점에서 파드셉 병용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1.5개월(95% CI, 25.4-도달하지 않음)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군의 16.1개월(95% CI 13.9-18.3) 대비 약 2배 연장하며, 사망 위험을 53% 낮췄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2.5개월(95% CI, 10.4-16.6), 백금 기반 항암 화학요법군에서는 6.3개월(95% CI, 6.2-6.5)로, 파드셉 병용요법이 대조군 대비 약 2배 연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으며 임상현장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병용요법에 따라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와 파드셉을 보유한 아스텔라스의 협력 관계다. 개발을 완료한 각각의 제품으로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허가에 따른 마케팅 등은 회사 별로 각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병용요법 허가 업데이트도 각각 이뤄졌다.
다만, 급여 적용을 추진할 경우 약가 책정 등 논의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병용요법이라 제약사가 코프로모션을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각 기업별로 허가까지 각자 이뤄졌다"며 "이후 진행 사항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병용요법인 만큼 급여 적용을 추진할 경우 새롭게 적정성을 평가 받아야 한다"며 "이 경우에는 협의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항체-약물접합체(ADC)인 파드셉은 이번 허가와 별개로 지난 1월 말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으로부터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백금기반 화학요법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치료'에 급여기준 설정 필요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ADC 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급여 등재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에 이어 두 번째 급여 등재 및 혁신신약 우대방안 적용 의약품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음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의 결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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