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검진 내시경인증의 대상에 외과학회와 가정의학회가 포함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정공법을 통해 상황 타개에 나섰다.
국가암검진이 원활히 진행된 것은 최고 수준의 교육과 강좌, 엄정한 평가 시스템이 뒷받침된 덕으로 이에 힘입어 위암 검진 정확도가 향상돼 왔다는 것.
학회는 그간 진행된 내시경 사업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일반의와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의 질적 차이를 거론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18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은 "대한민국의 소화기내시경 검사와 치료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안전한 검사를 위해 내시경 질관리에 노력해 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소화기내시경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암검진 전문위원회가 내시경 시술 자격 대상자에 대한외과학회 및 대한가정의학회의를 포함시킨다고 발표하면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간학회, 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등 11개 단체가 집단 반발에 나선 바 있다.
소화기내시경 검사는 국가암검진 중 가장 침습적 의료행위로, 기본적으로 내과 전문의 수련 과정 등 엄격한 수련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없이 타과에 시술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
학회는 이와 같은 우려를 표면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질적 차이를 통한 차별화 요소 부각에 나섰다.
학회는 "내시경은 침습적인 검사이며 진정요법과 동반돼 우발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으므로 내시경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학회는 복지부의 위탁사업인 국가암검진 사업의 위장관 내시경 평가를 고수준의 내시경 검사가 수행되도록 엄격한 기준 하에 평가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2008년 암관리법 제정과 함께 국가암검진에서 내시경 분야에서의 질 높은 검사와 수검자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에 따라 2009년 보건복지부 위탁으로 제 1주기 국가암검진 내시경 분야에 대해 본 학회 및 본 학회 연구재단 주도로 최초로 평가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사회적 분위기 및 관심이 충분하지 않아 특히 개원 의원/병원의 인력 및 시설, 장비 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이러한 의식을 개선하고자 교육과 계몽에 주안을 두고 평가가 이뤄졌다.
이후 2012년 보건복지부 주도로 건강검진기관의 평가 기준을 통합, 일원화함으로써, 2012년에 통합 제1주기 국가암검진 내시경 분야 평가로 이어지게 됐으며, 3년 주기로 평가를 이어가게 됐다.
학회는 "2022년 마지막으로 통합 4주기 국가암검진 내시경 분야 평가를 완료하고 지난 4주기까지 2만 4000여 검진기관의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 분야를 평가했다"며 "현재는 통합 5주기 국가암검진 분야 평가를 위한 지표 개선 및 평가 시스템 개선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국가암검진 내시경 분야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위암 검진의 정확도는 개선되고 있다"며 "2018년 암검진 수검자 1천명당 위암 발견자 수는 1.31명이었고, 정상 수검자 중 0.08% 가 위암 양성으로 오진됐고, 위암이 없다고 판정받은 수검자에서 1년 이내 위암 발생이 확인된 환자 수는 1천명당 1.24건이었다"고 강조했다.
대장내시경 분야에서는 수검자 1천명 당 22.9명에서 대장암이 발견됐고, 정상 수검자 중 0.57% 가 대장암 양성으로 오진됐으며, 대장암이 없다고 판정받은 수검자에서 1년 이내 대장암이 발생한 환자 수는 1천명당 8.38 건이다.
내시경 질 관리 및 국가암검진 평가 사업의 결과에 따라 검사의 정확도는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국가암검진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의 질관리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게 학회 측의 판단.
학회는 "국가암검진 위암과 대장암 내시경 사업 평가결과 역시 학회가 인정하는 세부전문의가 가정의학과, 외과 등 기타 일반의 보다 내시경학 6개 분야에서 더 우수했다"며 "이는 양질의 국가암검진 내시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검진기관의 인력 구성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위암 및 대장암 질병 예측도에 있어서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가 기타 일반의에 비해 보다 위암 및 대장암 진단에서 우수한 질병예측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내시경 검사가 검사자의 질적 수준에 검사의 수준이 직결되는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시한 우수내시경실 인증제 사업 역시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학회는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는 의료 인력 및 내시경실이 일정 기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한 우수한 기관임을 본 학회와 본 학회 연구재단에서 보장, 인증하는 것"이라며 "인력, 시설 및 장비, 검사 과정, 성과, 소독 및 감염 관리, 진정 등 6개 영역으로 나누어 90개 이상의 필수항목을 모두 통과하는 경우에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내시경 분야에서 최소한의 질을 설정해 이를 충족하도록 하는 것으로는 검사의 전반적인 질 향상을 도모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이에 학회는 인증제로 이상적인 내시경 의사 및 내시경 검사실의 모습을 제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최초 인증제 시작 시기의 낮은 참여, 질 관리에 대한 의문 등이 있었으나, 최초 시행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기관에서는 누구나 인증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우수한 내시경실'을 보장하는 인증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
우수내시경실 인증을 받은 기관은 전국에 약 190여 기관으로 전체 내시경을 시행하는 기관의 약 3% 정도에 불과해 자체적인 질 제고 작업이 이뤄져 왔다는 뜻이다.
학회는 "내시경 세부전문의 수련과정에는 소독 분야에 대한 자가 평가를 수시로 확인하고 수련 기간 동안 제대로 내시경 소독에 대해 수련을 했는지 지도전문의에게 확인받도록 규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국민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내시경 세척 소독에 대해 잘 알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양질의 내시경 의사를 통해 안전한 내시경시술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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