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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약 면역관문억제제 효과 있을지 'AI'가 알려준다

발행날짜: 2025-01-08 05:30:00

혈액 한방울로 약물 반응 및 향후 생존율 정확히 예측
검증 연구에서 정확도 76% 기록…타 바이오마커 압도

혈액 검사만으로 대표적인 고가 약물 중 하나인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마커보다 더 정확하지만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에서 향후 고가약 활용에 큰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혈액 검사만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과 생존율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왔다.

현지시각으로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쳐(Nature Medicine)에는 면역관문억제제 혜택을 미리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591-024-03398-5).

면역관문억제제는 차세대 항암 신약으로 부각되는 약물로 말 그대로 면역 세포의 활동윽 억제하는 '관문(checkpoint)'을 차단해 암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치료 방식이다.

PD-1부터 시작해 PD-L1, CTLA-4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며 적응증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 약물이 맞아들어갈 경우 지속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응률이 기대보다 낮다는 점이다. 다양한 병용 요법 등의 발전으로 반응률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객관적 반응률(ORR)은 40%를 밑돌고 있는 이유다.

결국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면역관문억제제를 처방받아도 절반 이상의 환자들은 혜택을 볼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이에 따라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면역관문억제제가 실제로 반응할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를 분류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가약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종양 돌연변이 부담(TMB)이나 PD-L1의 발현 등을 바이오마커로 하는 검사법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 또한 유전체 검사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루크 모리스(Luc Morri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인공지능에 주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만약 인공지능을 통해 면역관문억제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를 분류해낼 수 있다면 매우 비용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17개 암 유형에 걸쳐 면역관문억제제 처방을 받은 1628명의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 머신러닝 인공지능은 'SCORPIO'를 개발하고 훈련시켰다.

또한 19가지 암에 걸린 25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외부 데이터를 통해 이에 대한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은 최장 30개월에 걸친 전반적 생존율 예측에서 정확도 76.3%를 기록했다.

현재 FDA 승인을 받고 바이오마커로 활용되는 TMB가 50%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10개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에서 취득한 4447명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외부 검증을 진행한 결과 이 인공지능은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이 나타날 환자를 71%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마찬가지로 TMB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한 경우 정확도가 54%에 그쳤다는 점에서 눈에 띄게 높은 성능을 보였다.

루크 모리스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는 매우 강력한 치료제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며 "결국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와 매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재 FDA 승인을 받은 방법들은 비싼 유전체 검사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 인공지능 모델은 일상적인 혈액 검사 데이터만으로 매우 높은 정확도로 반응률과 생존율을 예측한다"며 "향후 고가 약물의 활용에 매우 큰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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