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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개특위의 2차 병원 육성안을 환영한다

한국병원정책연구원 박종훈 원장
발행날짜: 2025-04-07 05:00:00

한국병원정책연구원 박종훈 원장(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수십 년 전, 그러니까 내가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니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의 우리 동네에는 큰 병원이 둘이나 있었다. 큰 병원이라고 했지만 실은 200병상도 안 된 준종합병원이다. 지금은 작은 병원으로 보지만 그 옛날에는 우리 동네의 대학병원이나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아프면 두 병원 중 한 곳을 갔다. 어지간한 외과 수술, 정형외과 수술은 그렇게 동네 병원서 해결했다. 의당 그런 줄 알았고,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치료들 받았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버지가 동네 병원을 거쳐서 시내의 아주 큰 병원에 입원하셨다. 대학병원은 아니었는데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금 같으면 대학병원으로 옮기자느니 다른 병원을 가 보자느니 했을 텐데 절망의 순간에서도 그런 논란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살던 그 동네에는 그렇게 신뢰받던 병원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환자들이 어지간한 병으로도 대학병원으로 몰리고 2차 병원이 외면받으면서 수십 년의 세월 속에 가까운 곳의 2차 종합병원들은 이런 식으로 상당수가 사라졌다.

정부의 의료개혁 특별위원회는 앞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개혁을 천명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만을 진료하라는 것인데, 백번 지당한 말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두 가지 주장이 있는데 하나는 중증 질환이 아닌 중등도의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환자 가운데 소위 말하는 돈이 안 되는(?) 필수의료 분야의 환자들을 전원할 2차 병원이 없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교육 수련을 위해서 중증 질환만을 진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는 중증과 함께 경증 질환도 치료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 두 가지 주장 가운데 교육 수련의 필요성 부분은 향후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운용시스템의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문제인 원활한 상급종합병원과 2차 병원의 협업 시스템은 현재 상태로는 요원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정도의 중등도 질환을 해결할만한 2차 병원이 대부분 절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개혁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떨어지는 정책으로 생각했는데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서 2차 종합병원의 전면적인 보강을 천명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라 할 것이다. 즉 정부안에 따르면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이라는 목표하에 포괄적 진료역량 갖추고, 응급 등 필수기능 수행하는 종합병원 거점화하여 지역 의료수요 대부분 대응이 가능토록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역병원 필수기능 강화 지원책에 투여되는 지원금은 3년간 2.3조 원으로 책정되었다고도 한다. 구체적인 안으로 들어가 보면 1) 지역 2차 병원이 기능에 맞추어 역량 강화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 2) 포괄적 진료 + 응급 등 필수기능 수행하는 「지역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3년간 2조 원), 3) 심뇌, 소아, 분만, 암, 화상, 수지 접합 등 필수특화 기능 지원(연간 1천억 원), 4) 지역의료 지도에 기반한 지역수가 본격 도입 기반 확립 등이 그것이다.

진료 전달 체계상 우리 의료는 허리가 잘려나간 지 오래다. 하부인 1차 의료는 광범위하고 최상의 3차 상급종합병원은 비대한 반면, 허리에 해당하는 2차 병원은 개미허리 수준으로 잘린 것이다. 즉, 환자가 1차에서 3차로 점핑하면서 정상적인 진료 전달 체계는 붕괴된 지 오래고 이것이 우리 의료를 왜곡시켜온 바 의료개혁을 통해 정상적인 전달 체계를 확립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일에 순서가 있는 것인데, 너무 의욕이 앞서서 단박에 모든 것을 정상화하려 한다면 오히려 역작용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개혁에 있어서도 2차 종합병원의 정상화와 육성이 전제된 상태에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개혁을 천명했으면 시장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2차 개혁안에 2차 종합병원의 육성책이 있다는 것은 환영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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