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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지역 의료 최일선, 공공역할 묵묵히 지킨다

발행날짜: 2025-06-23 05:30:00 업데이트: 2025-06-23 15:02:39

[기획]지역의 숨은 공공의료 파수꾼, 의료법인 병원을 찾아서
⑤42년 역사 안은의료재단 부평세림병원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부평세림병원(267병상)은 올해로 개원 42주년을 맞았다. 한 자리에서 긴 세월을 지키며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의료기관으로 부평 인근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부평구에는 종합병원이 저희하고 인천성모병원뿐입니다."

양문술 병원장에 따르면 인천성모병원은 영유아 검진, 학생 검진 이외 관공서 행사 등 구급차 응급대기를 요하는 상황에서 연락하는 의료기관은 단연 부평세림병원이다.

인천의료원도 20분 거리에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친숙한 의료기관은 단연 부평세림병원이라는 게 양 병원장의 자신감이다. 그는 이러한 역할이 가능한 배경에는 의료법인이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부평세림병원 응급센터 입구

부평세림병원은 이런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지속적인 시설 개선에 투자해왔다. 병원 곳곳에서 최근 몇 년간 환자 편의 증진에 상당한 노력을 해온 것이 느껴졌다. 특히 병실 환경 개선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과거 6~7인실에서 4인실로 기준이 바뀌면서 병상 수를 대폭 줄이고 대신 병상 간격 등 쾌적한 병실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병상 규모가 285개에서 278개로 줄어든 데 이어 현재 267개로 병상을 줄이면서 병실은 점점 더 쾌적해졌다.

42년 된 건물이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최상의 병상 컨디션을 확보하기위해 안간힘 쓴 흔적이 보였다. 수술장 등 첨단 장비에 대한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으면서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평세림병원의 공공의료 역할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절정에 달했고, 동시에 가장 큰 시련을 겪기도 했다. "당시 전국에 완전히 병상을 다 내놓는 데는 16개 병원밖에 없을 때였어요." 부평세림병원은 2020년 10월 말부터 시작해 2022년 3개월까지 총 1년 6개월간 모든 병상을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개방했다.

"전담병원 지정 당시 전 병상을 코로나19 환자로 채웠어요. 극히 일부 외래는 유지했지만 입원환자는 모두 코로나19 환자였어요. 심지어 코로나19 감염 환자도 응급수술부터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수술까지 모두 진행했어요."

부평세림병원은 지역 내 중증질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다. "신천지에서 연락이 와서 1000여 명을 검사를 해달라는 요청이왔어요. 당시만 해도 코로나 검사를 그렇게 대규모로 하는 곳이 없었던 터라 거절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로 검사를 해줬습니다. "

이 같은 결정은 민간병원이기 때문에 빨랐다. "대규모 아웃브레이크가 생기면 사실은 민간병원이 대처를 하기가 훨씬 빨라요.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헌신적 대응의 대가는 혹독했다. 전담병원 운영 후 환자들이 " 저기 전담병원이야" 하면서 터부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환자 수가 평년 대비 30-40% 감소했고 회복에는 3년이 걸렸다.

42년 역사를 지닌 병원임에도 병동은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24시간 심뇌혈관센터 운영, 지역 의료의 딜레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것처럼, 부평세림병원은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라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제공하자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4시간 심뇌혈관센터 운영이다. 병원 3층 혈관촬영실을 둘러보니 최신 장비들이 두 대 설치되어 있었다.

심뇌혈관센터는 24시간 운영하는데 혈관촬영기가 1대면 나머지 인원들은 할 게 없기 때문에 결국 2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과감하게 장비를 늘렸다.

그 결과 현재 두 팀이 교대로 근무한다. 심장내과 2명, 신경외과 2명 신경과 2명, 영상의학과 2명의 전문의와 방사선사 4명, 간호사 3명 등이 24시간 대기체계를 유지한다.

부평세림병원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양 병원장은 솔직하게 비효율성을 인정했다. "1년에 평균 50번도 안 와요. 하지만 의료진에게 대기 수당을 주면서 9명을 유지하려고 하다보니 하면 할수록 손해인거죠."

더 아이러니한 것은 주변에 더 큰 병원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20분 거리에 권역심뇌혈관센터인 인하대병원도 있고, 인천성모병원과 부천순천향병원도 있어요. 길병원도 사실 30분 내외로 가능하고 세종병원도 가깝고... 5개 병원이 있는데 24시간 365일을 모든 병원이 안 해도 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입원환자 중에 생길 수도 있는 거고 그다음에 정말 초응급인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 거고 나머지들이 환자를 못 받을 그런 입장일 때도 있기 때문에 접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지역 의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술장 모습

이처럼 적극적인 투자와 공공적 역할 수행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2024년 극명하게 드러났다. 의정갈등으로 환자는 급증했지만 경영 상황은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환자는 늘었는데 늘어난 만큼 적자가 났어요."

가장 큰 요인은 의료진 인건비 폭등이다. "전문의 인건비만 해도 평균 15% 더 늘었어요. 의사 인건비가 급증하면서 기존에 근무하던 전문의들의 인건비도 인상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경영난 속에서도 의료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시설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 내 인공신장센터는 24병상에서 40병상으로 확대했다. 고령화가 심각해질수록 신장질환도 늘어나는데 24병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늘렸다.

현재 15병상 규모의 중환자실도 마찬가지다. "심뇌혈관 환자가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중환자실이 좀 부족해져요. 지금도 사실 순환을 열심히 시키고 있어서 그렇지 부족할 수 있어요."

심뇌혈관 전용 중환자실을 확대하려고 검토하고 있지만 인력확보의 어려움이 시설 확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공간과 인력의 한계가 결국 새로운 병원 건립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됐다. 기존 병원의 구조적 한계와 늘어나는 의료 수요,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가 모두 맞아떨어진 시점이었던 것이다.

수술장 모습

1조 원 규모 메디컬 콤플렉스, 미래 의료의 새로운 모델

이 모든 한계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평세림병원의 해답이 바로 건설될 메디컬 콤플렉스다.

새 병원은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염병 대응 능력을 핵심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설계 당시부터 감염 전문가한테 자문을 받을 생각이에요. 또 중환자실을 갖춰 중증환자 진료가 가능한 의료환경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응급의료센터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양 병원장에 따르면 부평구에서 야근 응급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인천성모병원과 부평세림병원이 전부. 중등증 환자들의 응급의료를 도맡을 예정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시니어 케어 시설도 양 병원장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병원과 연계된 스마트한 케어를 해줄 수 있는 시설을 구상 중이다. 특히 해당 건물은 주상복합, 쇼핑몰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접근성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치솟는 건축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양 병원장은 "지난 2017년도에 메디컬 콤플렉스 사업을 처음 검토할 때 총 7천억 정도라고 했지만 현재 1조원이 넘었어요. 법인이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이었다면 쉽지 않을 일지요."

인공투석실은 지역 환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와 미래 계획이 가능한 배경에는 의료법인이라는 특성과 함께 지역사회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자리잡고 있다. 양 병원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지역사회 기여 부분이다.

종교단체부터 노인 및 친목단체까지 각종 단체가 부평세림병원에 협조요청을 하고자 문을 두드린다. 행사 협조 요청부터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다보니 그 비용만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준.

"저도 몰랐는데 어느날 회계 자료를 보니 각종 단체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했어요. 만약 내 돈이라고 생각하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도 법인이기 때문에 이익과 손해에 대해서 조금 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평세림병원 양문술 병원장

양문술 병원장은 일관된 철학을 보여줬다.

개인병원이 아닌 '의료법인'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자부심과 지역주민들이 진료받을 곳이 부평세림병원밖에 없다는 자신감. 지난 42년간 역사 속에 녹아들면서 1조원 규모의 메디컬 콤플렉스라는 미래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부터 연간 수십억 원 규모의 지역사회 환원까지, 축적된 신뢰와 경험을 녹여낸 미래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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