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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급변하는 비만약 시장…경구 GLP-1 왕좌 등극할까

발행날짜: 2025-09-23 05:30:00

오르포글리프론 등 3상 성공으로 내후년 상용화 가능성 기대
주사제와 감소폭 2%p 안팎 차…"가격만 잡으면 롱런 가능"

'먹는 주사제'라는 역설적인 표현이 비만 치료 시장을 흔들 조짐이다.

주사로만 가능했던 GLP-1 계열 약물이 경구 복용 가능한 알약 형태로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 바늘에 대한 거부감으로 치료를 망설이던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제약사들에겐 시장 판도를 다시 짤 기회가 열린 셈이다.

실제로 경구 GLP-1 제제가 임상 3상에서 주사제와 견줄 만한 체중감소 성과를 잇따라 보이면서 단순한 제형 변화가 아니라 치료 접근성·보건비용·의료전달체계 전반을 바꿀 잠재력이 확인됐다.

비만 치료의 판도가 과거 먹는 약에서 주사제로 재편됐다면, 이제 다시 먹는 약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 최근 3상 문턱을 넘은 주요 치료제들의 임상 결과와 주사제-경구 제형의 효능 비교, 전문가가 본 시장 경쟁력을 정리했다.

■3상 문턱 넘은 '먹는 GL-1' 제제, 상용화 성큼

포문은 GLP-1 계열 약물인 오르포글리프론이 열었다.

세마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등 기존 대부분의 GLP-1 약물은 펩타이드 기반으로 아미노산이 연결된 큰 분자 구조를 갖고 있어 위산이나 소화 효소에 쉽게 분해돼 주사제로만 개발됐다.

반면 오르포글리프론은 비펩타이드 소분자 GLP-1 작용제로 작은 유기화합물 구조를 통해 화학적 합성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고체 정제 형태로 상온 보관·유통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펩타이드 제제가 고도의 정제·무균 충전·콜드체인 유통이 필요하고, 생산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소분자 기반 약제는 기존 화학 공정과 설비로 톤 단위까지 생산 가능하다.

주사로만 가능했던 GLP-1 계열 약물이 경구 복용 가능한 알약 형태로 등장하면서, 기존 경구약 대 경구약, 경구약 대 주사제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오르포글리프론이 생산 방식·원가·유통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점에서 현재 지속적인 비만 치료의 걸림돌로 거론되면 비용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이달 국제학술지 NEJM에 공개된 임상 3상은 72주 추적에서 평균 11.2% 체중 감소를 나타냈다((DOI: 10.1056/NEJMoa2511774)).

3127명의 비만 환자(비당뇨 성인)를 대상으로 오르포글리프론을 투약한 다국적 무작위 대조 3상 연구 결과, 오르포글리프론 36mg을 투여한 환자는 평균 11.2%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고 위약군은 2.1%에 불과했다.

특히 10% 이상 체중을 줄인 환자가 절반을 넘었고(54.6%), 20% 이상 줄인 환자도 18.4%에 달했다. 허리둘레, 혈압, 중성지방, 비HDL 콜레스테롤 등 주요 대사 지표 역시 개선돼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전반적 건강지표 향상 효과까지 확인됐다.

안전성은 다른 GLP-1 계열과 유사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으로 대부분 경증이었으나,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는 5~10% 수준이었다.

오르포글리프론 3상 결과가 공개된지 하루만에 비만 치료시장을 석권했던 강자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위고비)도 3상 결과로 응수했다(DOI: 10.1056/NEJMoa2500969).

연구는 4개국 22개 기관에서 71주간 진행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임상으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또는 과체중과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대상이었다.

총 307명이 등록돼 2:1 비율로 세마글루타이드(25mg) 또는 위약을 배정받았으며, 모든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64주 시점 체중 변화율과 5% 이상 체중 감량 달성 여부였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타이드군은 64주 동안 평균 13.6%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으며, 위약군은 2.2% 감소에 그쳤고 두 군 간 차이는 -11.4%p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또한 5%, 10%, 15%, 20%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이 뚜렷하게 앞섰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IWQOL-Lite-CT 신체 기능 점수 역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 대 오르포글리프론, 차세대 주자는?

오르포글리프론과 세마글루투이드가 하루 간격으로 임상 3상 결과를 내놓고 차세대 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공개된 3상은 환자군과 임상 설계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대략의 효과와 안전성 간접 비교는 가능하다.

먼저 주사제 세마글루타이드는 68주간 체중을 평균 14.9% 줄인 STEP-1 연구 결과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OASIS-4, 25mg)는 64주간 평균 13.6% 체중 감소를 기록, 수치만 보면 주사제보다 근소하게 낮지만, 동일 환자군에서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므로 단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다만 두 제형 모두 '체중의 10% 이상 감량'이라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기준을 참가자의 절반 이상 달성했다는 점은 일관된 성과다.

오르포글리프론은 72주간 11.2%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다소 낮은 수치지만, 주목할 대목은 10% 이상 감량 환자가 54.6%, 20% 이상 감량 환자도 18.4%에 달했다는 점이다.

즉 절반 이상 환자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체중 감량을 경험했으며, 일부에서는 주사제와 견줄 만한 고강도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

대사지표 개선 측면에서도 비교가 가능하다. 세마글루타이드와 오르포글리프론 모두 허리둘레·혈압·중성지방·비H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적 위험 요인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두 약제 모두 체중 감소 이상의 전신적 건강 이득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GLP-1 계열의 기전적 강점을 재확인시켰다.

안전성은 공통적으로 위장관계 부작용이 중심으로 경구 세마글루타이드에서는 구역·구토·설사가 환자의 70% 이상에서 보고됐고, 오르포글리프론 역시 오심·설사가 가장 흔했다.

대체로 경증에서 중등도로 관리 가능했지만, 치료 중단율은 오르포글리프론에서 5~10% 정도로 보고돼 주사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순수하게 임상 효과만 놓고 봤을 때 세마글루타이드가 더 강력한 체중 감소 수치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지만 오르포글리프론도 절반 이상 환자에서 10% 이상 감량을 달성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20%에 가까운 감량 효과를 나타내 임상적으로 '자웅'을 겨룬 것. 모두 비만 치료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릴 만한 데이터를 쌓아 우열 관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비만학회 관계자는 "오르포글리프론 연구는 수천 명 규모로 통계적 신뢰도가 높고 연구 기간도 72주로 길어 감량 패턴·감량 유지의 장기적 특징을 포착할 수 있다"며 "세마글루타이드 OASIS-4 연구는 대상자 수가 수백 명에 불과하고 64주 추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미 주사제형으로 비만 시장을 평정할 만큼 효과와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그만큼 충성 고객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검증된 약제라는 점에서 경구제로 나오기만 한다면 앞서 주사제를 경험했던 사람들의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구 GLP-1 제제가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기존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에 자리를 위협하는 만큼 경쟁력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먹는 약 '왕좌'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설 자리 좁아지나

이미 시장에 출시된 경구 비만약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꼽히는 것은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상품명 큐시미아)다.

연구에 따르면 1년간 평균 9~10%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12%에 달하는 결과도 보고됐다.

효과만 보면 경구 GLP-1과 큰 차이는 없거나 가격 대비 효과 면에서는 더 강력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안전성. 펜터민은 교감신경 자극제로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있으며, 토피라메이트는 인지 기능 저하·우울감 등 신경학적 부작용이 보고돼 장기간 복용이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펜터민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4주 이내 단기 사용 및 최대 3개월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광범위한 환자군보다는 제한적으로 처방되는 반면 경구 GLP-1 제제는 위장관 부작용이 주를 이루며, 심혈관계 안전성은 오히려 장점으로 꼽힌다.

비만학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위장관계 부장용을 빼면 GLP-1 제제는 인체 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장기간 투약에도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10년 이상 실제 진료에서 투약된 데이터가 있다는 점에서 향정신성 경구 비만약 대비 처방 용이성이 앞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사제 천하 비만약 시장 재편 가능성

주사제 GLP-1은 이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에서 평균 15% 이상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현재까지 나온 경구 제형(11~13%)보다 높은 수치로 '효과 최우선' 환자군에서는 주사제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

하지만 그 효과 차이가 불과 2%p 안팎에 불과하고 매주 혹은 매일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 주사 부위 통증이나 발적 등 부작용을 고려하면 먹는 약의 접근성

비만학회 관계자는 "경구 GLP-1 제제의 등장은 결국 효과와 편의성 사이에서 환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경구 제형은 효과와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기 때문에 남은 변수는 가격"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비슷한 효과를 내는 투약 용량 단위가 주사제보다 저렴하다면 시장 재편은 불가피하다"며 "게다가 소분자 합성약인 오르포글리프론의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 있어 세마글루타이드가 어떻게 가격을 책정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오르포글리프론 같은 합성 소분자는 제조·유통·보관 측면에서 구조적 비용우위를 가질 수 있고 주사제 시장을 재편하기 위한 가격 메리트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판단.

비만학회 관계자는 "효과와 안전성, 투약 편의성까지 모두 챙겼다는 점에서 먹는 GLP-1 시대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치료 혁신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시장 재편의 속도는 임상적 안전성·내약성, 제약사의 가격 전략, 보험 제도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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