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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신환 50% 육박…자정넘으면 오히려 수가 역차별"

발행날짜: 2025-11-24 05:20:00

우리아이들병원 '24시간 친구클리닉' 4개월간 결과 발표
"야간 소아진료 의료공백 심각" 현행 체계 모순 재조명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 지난 4월 개설한 '24시간 친구클리닉'의 4개월 운영 데이터가 국내 야간 소아진료 접근성의 심각한 공백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자정부터 아침까지 심야 시간대에 처음 병원을 찾는 신환 비율이 최대 48%까지 치솟으면서, 달빛어린이병원 수가가 자정까지만 적용되는 현행 체계의 모순이 재조명되고 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사장 정성관)은 19일, 산하 우리아이들병원(병원장 백정현)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병원장 유병근)의 친구클리닉 운영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의료취약시간대(오후 7시~익일 오전 8시) 두 병원을 찾은 환아는 약 1만2600명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3000명 이상이 야간·심야 시간대에 소아 전문진료를 받은 셈이다.

심야로 갈수록 신환 급증 "기존 환자 연장진료 아냐"

이번 데이터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시간대별 신환 비율의 변화다. 우리아이들병원의 경우 오후 7시~10시 신환 비율은 23%였으나, 오후 10시~익일 오전 9시에는 41%로 급증했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은 더 극적이었다. 같은 시간대 신환 비율이 16%에서 48%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우리아이들병원 '친구클리닉' 신규환자 비율. 심야로 갈수록 초진환자가 증가한 모습이다.(자료: 우리아이들제공)

이는 친구클리닉이 단순히 기존 환자들을 위한 '진료시간 연장' 차원이 아니라, 야간 소아진료 접근성 부재로 갈 곳 없던 환아와 보호자들의 '최후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성관 이사장은 "심야로 갈수록 처음 병원을 찾는 보호자가 증가한다는 점은 지역사회 소아 필수의료의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내원 환아의 주요 증상은 발열(56%), 기침·콧물(39%), 구토·설사·복통(28%) 순으로, 일반적인 소아 급성질환의 전형적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처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단순 경구약 처방은 23%에 불과했고, 수액 및 검사(58%), 입원(14%), 상급병원 의뢰(5%) 등 적극적 중재가 필요한 경우가 77%를 차지했다. '그냥 안심하려고 온' 환자가 아니라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아들이었다는 의미다.

지역별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다. 재진 환자는 병원 인근 생활권에 집중됐지만, 신환(신규환자)은 훨씬 많은 지역에서 유입됐다. 우리아이들병원 신환은 영등포·광명·부천 등 병원 외곽 지역,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신환은 남양주·의정부까지 확장됐다.

이는 기존 이용자 중심의 진료 구조를 넘어, 야간 소아진료 공백 지역 전반에서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 '대체 가능한 진료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22년 소아응급의료 통계에서 전체 소아응급 청구 건의 절반 이상이 경증·비응급 환자로 나타나 응급실 과밀화를 초래해온 현실을 고려하면, 친구클리닉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아이들병원 환자 대기실 모습

"자정 넘으면 수가 뚝"...심야 시간대 수가체계 모순 극명

그러나 현장의 성과와 별개로, 친구클리닉의 수가 체계는 심각한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은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돼 자정 24시까지는 달빛어린이병원 가산 수가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자정 12시 1분부터 아침까지는 일반 외래 수가로 전환된다.

역설적이게도 자정 이후 새벽 시간대야말로 신환 비율이 최고조에 달하고, 의료진 피로도와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구간이다. 이번 데이터에서도 오후 10시~익일 오전 9시 신환 비율이 41~48%로 나타나, 자정 전후로 업무 강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간 근무 수당은 물론, 응급 상황 대응을 위한 다학제 인력 배치, 심야 시간대 높은 중증도 환자 비율 등을 고려하면 실제 운영 비용은 주간 대비 1.5배 이상 소요된다.

그러나 수가는 오히려 자정을 기점으로 가산 수가에서 일반 수가로 떨어지는 기형적 구조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 제도가 자정까지만 가산 수가를 인정하는데, 24시간 친구클리닉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정작 업무량이 많고 신환이 몰리는 심야~새벽 시간대에 수가가 낮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24시간 소아진료 체계를 지속하려면 심야 시간대에 대한 합리적 수가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 발표로 공론화 "정부 차원 제도 재설계 필요"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이번 데이터를 단순 내부 자료로 그치지 않고, 지난 2025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제75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정식 연구로 발표했다.

정성관 이사장과 백정현 병원장은 '서울시내 2개 소아청소년 필수특화 전문병원 친구클리닉 환자 특성과 만족도 조사', '자정부터 아침까지 취약시간대 소아청소년 외래 환자 분석' 등 2편의 초록을 통해 야간 소아진료 접근성 문제를 학술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자정부터 아침까지 취약시간대 소아청소년 외래 환자 분석' 연구에서는 심야 시간대 환아의 91%가 발열·호흡기·위장관 증상을 보였고, 77%가 적극적 처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는 심야 시간대가 단순 관찰이나 상담이 아닌 실제 의료 개입이 필요한 환아들이 집중되는 시간대임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부모들에게 발열의 자연 경과, 가정 대처법, 병원 내원 기준에 대한 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면서도 "경증·중등증 환자를 24시간 돌볼 수 있는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의 지속적 운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90% 이상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즉시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 야간·심야에도 전문의가 상주한다는 점이 보호자들의 불안을 크게 덜어준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대기시간 우려에 대해서는 의료진 피로도와 보호자 심리적 응급성을 동시에 고려한 진료 흐름 개선과 인력 보강을 추진 중이다.

정성관 이사장은 "취약시간대일수록 새로운 환자 유입이 증가한다는 점은 지역사회 소아 필수의료의 사각지대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24시간 소아진료를 지속가능하게 만들려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현실을 반영한 수가 체계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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