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간학회가 최근 발의된 ‘감염성 간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건 전략 수립과 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회는 해당 법안이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대한간학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감염성 간염 관리에 관한 법률'이 예방, 진료, 연구를 포괄하는 국가 단위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질병관리청이 주도하는 5개년 기본계획 수립과 지방자치단체 실행 체계 구축이 근거 중심 보건 행정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환자 진료비 지원과 관련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보건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간암으로 1만432명, 간 질환으로 7,78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암은 70대 이하 암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감염성 간염은 주로 B형간염과 C형간염 등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간암 발생 원인 가운데 약 60%는 B형간염, 약 15%는 C형간염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 기술 발전으로 치료 성과는 크게 향상됐다. C형간염은 경구용 치료제 투약을 통해 2~3개월 내 98% 이상 완치가 가능하며, B형간염 역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경변 발생 위험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간암 발생 위험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다만 조기 진단과 치료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여전히 존재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 말라리아, 에이즈 등을 포함한 감염병 가운데 바이러스 간염이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며 2030년까지 전 세계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B형간염 백신 필수 접종을 시행하며 예방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성과를 거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학회는 예방 성과와 별개로 확진 환자 관리와 치료 체계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법안이 환자 전주기 관리와 임상 연구, 고도화된 치료 체계를 통합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 사회적 질병 부담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법안은 B형 및 C형 간염의 예방, 진료, 연구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기 진단부터 최신 치료법의 임상 적용, 장기적 연구 기반 마련까지 체계적인 보건 전략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회는 이러한 정책이 WHO의 "2030 바이러스 간염 퇴치" 목표 달성을 위한 과학적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법안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5년 단위 감염성 간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바탕으로 연차별 시행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학회는 중앙정부 정책 방향과 지역 보건 행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전국 단위 표준화된 간 건강 관리 서비스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평가했다.
경제적 지원 근거 마련 역시 중요한 변화로 꼽힌다. 법안은 국가와 지자체가 환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진단 및 치료 비용을 예산 또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회는 이러한 지원이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중증 간 질환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간염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행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되면서 국내 보건의료 산업의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임영석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B형·C형 간염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가 관리 역량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통제와 퇴치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이번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바이러스 간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법안이 실제 의료 현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 법령 정비와 세부 실행 계획 수립 과정에서 학술적 자문과 정책 제언을 지속하겠다"며 "법안 취지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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