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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 기로…업계 찬반 '팽팽'

발행날짜: 2026-02-27 11:50:00

산업통상부 16년 만에 재평가 착수
수출 장벽 제거 vs 기술 보호 '격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최근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를 둘러싼 제약·바이오 업계의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생명공학 분야 전문위원회를 열고 지난 2010년과 2016년 각각 지정된 보툴리눔 톡신 생산 공정 및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안건을 심의할 전망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여부를 두고 제약·바이오사간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은 국가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판단 아래 국가핵심기술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술 보편화에 따른 규제 실효성 논란과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가 지정 16년 만에 기술적 가치와 안보적 중요성을 원점에서 재평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해제를 찬성하는 쪽은 규제 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핵심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규제가 글로벌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행정 장벽'으로 작용하며, 수출 승인에만 평균 4~6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소요돼 연간 900억~1000억 원의 기회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한다.

특히 톡신 배양·정제 기술은 이미 1940년대에 확립됐고 1970년대 이후 관련 공정이 문헌으로 공개된 만큼, 기술적 희소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과도한 통제는 실익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해제를 반대하는 기업들은 현재의 보호 체계가 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제약 업계 관계자 A씨는 "기술 보호와 규제 제도가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최근 다년간 주요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을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정부가 이미 수출 활성화를 위해 심사 기간 단축 방안을 추진 중인 만큼, 핵심기술 해제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국가핵심기술 보호 체계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해외의 무허가 제품이나 가짜 의약품 유통을 근절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K-뷰티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이 산업과 안보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이중 용도(dual-use)' 물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분별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단순히 균주가 공개됐다는 사실보다 해당 균주를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툴리눔 톡신은 단순한 균주가 아니라 정제, 배양, 제형화가 결합된 고도 전략기술이며, 이는 보호받아야 마땅한 지적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보툴리눔 톡신 관련 일부 적응증에 대한 특허가 2014년에 만료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기술의 전면 공개나 누구나 모방 가능한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톡신은 화학 제제가 아닌 고난도 생물학적 제제로, 추출과 정제, 제형 안정화 같은 핵심 기술은 대부분 특허가 아닌 영업비밀이나 제조 노하우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세계 1위 기업인 애브비 역시 공정 핵심 내용을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하며 기술 격차를 지키고 있다"며 "단순히 자연계에 존재하는 균주라는 이유로 지정을 해제하자는 논리는 기술의 특수성과 위험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제약계 관계자 역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정 노하우 같은 무형의 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과 직결된다"며 "수출 절차의 불편함은 행정적 보완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국가핵심기술이라는 보호막 자체를 걷어내는 방식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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