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이제 전립선암 수술에서 '로봇'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무의미해졌다. 조만간 환자들이 묻지 않아도 모든 외과 수술의 기본값이 로봇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최근 비뇨의학과를 포함한 임상현장 외과계열 수술에서 로봇이 대세를 넘어 표준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를 이끄는 강성구 교수(비뇨의학과)는 지난 23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로봇수술이 더 이상 '첨단 기술'이라는 인식을 넘어 외과 계열 수술의 표준(Standard)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우선 강성구 센터장은 로봇수술이 특정 센터나 독립된 '로봇 병원' 형태로 발전하기보다는 각 진료과의 고유한 수술 영역으로 완전히 흡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비뇨의학과의 경우, 이미 빅5를 필두로 대형 병원에서는 로봇이 아닌 전립선암 수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 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로봇은 서전(Surgeon) 친화적인 장비이기 때문에 한 번 경험하면 다시 개복 수술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결국 로봇수술은 하나의 특화된 센터를 넘어 모든 외과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본 장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고대안암병원의 강점으로 강 센터장은 망설임 없이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꼽았다.
신장암이 간이나 췌장까지 침범한 고난도 케이스의 경우, 단일 과가 개복 수술로 전환하는 대신 각 분야의 로봇 수술 전문가들이 모여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으로 완결 짓는 구조가 정착됐다는 것이다. 현재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에는 37명의 서전이 카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협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다빈치5(Da Vinci 5)'와 'SP(Single Port)' 시스템은 젊은 교수진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강 센터장은 "시니어 교수들의 스케줄이 수개월씩 밀려 있는 상황에서, 신규 장비 도입은 젊은 교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병원 전체의 로봇 수술 파이를 키우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 건수? 이제 실력은 영상으로 증명해야"
이 가운데 강 센터장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간의 '로봇 수술 서열' 경쟁을 두고서 단순히 "몇천 례를 했다"는 수치에 매몰되는 현상을 경계했다.
강 센터장은 "과거에는 수술 건수가 실력을 대변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수술 비디오를 당당히 공개하고 술기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라며 "정교하고 깨끗한 한 건의 수술 영상이 서전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로봇수술에서도 정보 보완 문제가 민감한 사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로봇수술 시장을 주도 중인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에서 발생한 사이버 공격 및 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6년 3월 발생한 이 사고는 피싱 공격으로 인해 인튜이티브 내부 행정망이 침해된 사건으로, 국내 의료진을 포함한 고객의 연락처, 수술 숙련도, 교육 이력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임상현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강 센터장은 "회사 측에서 안내 메일과 함께 관련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방문을 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다빈치 로봇의 핵심 수술 시스템은 내부 행정망과 분리된 별도 네트워크로 운영되어 수술 현장의 직접적인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강 센터장은 "의료기기 기업이 의료진과 환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관리하는 시대인 만큼, 단순한 장비 성능을 넘어 보안 프로토콜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브랜드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센터장은 "안암병원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병원 내 자체적인 보안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다빈치5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한 원격 수술 지도(Teleproctoring) 시에도 철저한 보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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