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래에서 꽤 자주 듣는 질문이다. 대부분은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10여 년 전에 위밴드 수술을 받았어요. 처음 1년 정도는 병원 다니면서 조절도 했었는데, 위내시경 때문에 식염수를 뺀 뒤로 그냥 지냈습니다. 특별히 불편한 건 없는데, 그냥 놔둬도 괜찮을까요?"
사실 이 질문에는 위밴드 수술의 역사와 한계가 모두 담겨 있다.
2001년 미국 식약청 승인을 받은 이후 위밴드 수술은 약 10여 년 동안 전 세계 비만수술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절제를 하지 않고, 해부학적 변형도 비교적 적으며, 필요하면 조절하거나 제거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당시에는 '안전하고 반영구적인 수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필자 역시 비만수술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에는 위밴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달라졌다. 미국에서는 2008년 전후,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을 기점으로 위밴드 수술은 빠르게 감소했고, 현재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생각보다 효과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망스러운 장기 체중감량 결과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결국 위밴드를 제거해야 했다는 점이었다. 실제 장기 추적 연구들을 보면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여러 이유로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여기서 하나 중요한 개념이 있다. 바로 '위밴드 캐리어'다.
공식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꽤 흔하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위밴드 수술은 단순히 밴드를 넣는 것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다. 환자 상태에 맞춰 식염수 양을 조절하면서 체중을 관리하는 과정 자체가 치료의 핵심이다. 반면 위밴드 캐리어는 밴드는 몸 안에 있지만, 더 이상 조절이나 관리 없이 그냥 지내는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리 '반영구적'이라고 설명되었던 기구라도 결국 몸 안에 들어 있는 이물질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강 내 염증 반응과 유착은 점점 증가하게 된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10년 이상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위험은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위밴드 미란(밴드가 위 안으로 파고드는 현상)과 밴드 미끄러짐으로 이는 거의 예외 없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위밴드 캐리어' 상태로 오래 지내는 경우라면 제거를 권하는 편이다. 물론 모든 환자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도 조절을 하면서 체중 관리가 잘 되고 있고, 특별한 증상이나 이상 소견이 없다면 유지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년째 조절 없이 지내고 있거나, 체중 조절 효과도 사라졌고, 단지 '괜찮은 것 같아서'유지 중이라면 한 번쯤은 현재 상태를 정확히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위밴드는 한 시대를 대표했던 수술이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에게 실제 도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곤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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