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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진다(6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발행날짜: 2026-06-23 05:10:00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진다" 너무 익숙해서 의심하지 않았던 비만 치료의 문장

얼마 전 한 시사 잡지에서 공대 출신 소설가가 기고한 글을 읽었다. 제목은 "살 빼는 주사는 왜 알약이 될 수 없을까?". GLP-1 유사체가 왜 오랫동안 주사제로만 존재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최근 어떻게 경구 제형 개발이 가능해졌는지를 아주 쉽게 설명한 흥미로운 글이었다.

단백질 기반 약물인 GLP-1 유사체는 본래 소화 효소에 쉽게 분해되어 경구 투여가 어려웠다. 이를 보호하는 기술, 흡수를 돕는 보조 물질, 나아가 최근에는 삼차원 프린팅 기술까지 접목되면서 그 장벽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즐겁게 읽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은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비만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로서, 이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늘 불편함이 있다. 곤란한 지점이다.

필자 역시 외래에서 매일 환자들에게 생활습관의 변화와 동기부여를 이야기한다. 덜 먹고, 더 움직이고, 야식을 줄이고, 단 음료를 피하고, 규칙적으로 자라고. 그런데 이런 말을 할 때마다 한 가지를 동시에 알고 있다. 그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그 변화가 실제로 지속될 가능성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비만을 행동의 문제로만 다뤄왔다. 의지가 부족해서, 게을러서, 참지 못해서 생긴 병. 이 오래된 프레임은 지금도 의료 현장 곳곳에 남아 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비만 치료의 구조는 이미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강하제를 쓴다. 혈당이 높으면 혈당강하제를 쓴다. 그렇다면 식욕 조절이 무너지고 포만감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만에서는 왜 약물을 쓰는 것이 낯설어야 할까.

GLP-1 유사체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약이 아니다. 비만병의 핵심 증상인 과도한 식탐, 조절되지 않는 식사 충동, 비정상적인 포만감 역치를 조절하는 치료제다. 이 점에서 비만 약물은 당뇨병의 혈당 조절 약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우리는 종종 환자에게 말한다. "다음 외래 때까지 몇 킬로그램 정도 감량해 오세요." 필자 역시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표현은 틀렸다. 정확히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환자의 비만 정도, 관련 증상, 동반 질환을 평가한 뒤, 다음 외래 시점까지 필요한 감량 목표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그 전략에는 식사 조절도 포함되고 운동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제는 약물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수술도 포함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진다." 이 문장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치료의 시작이 아니라 결과다. 식욕이 조절되고, 포만감이 정상화되고, 대사가 안정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한 상태다. 우리는 너무 자주 결과를 원인처럼 이야기해 왔다.

기초 연구와 약물 기술의 발전은 이미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공공의 인식 변화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의료인의 인식 일지도 모른다. 비만은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치료 전략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이 단순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시작해야 할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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