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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세상을 향해"

이창열
발행날짜: 2004-10-21 07:02:08

아주대의대 정신과 의국

가을이 묻어나는 병원 벤치에 모인 의국원들
정신과 의사에 대한 편견 하나, 괴짜 아니면 천재

신참 FBI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조디 포스터 분)은 변태살인자의 단서를 찾기 위해 정신과 의사 렉터 박사(안소니 홉킨스 분)를 찾는다. 그는 살인피해자의 인육을 먹은 전과로 격리 수용되어있다. 그는 스탈링을 협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를 돕는다.

그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를 찾아간 것이다. 엽기적인 연쇄살인은 다름 아닌 버팔로 빌이라는 악당이 벌이고 있는 일이다. 여성이 되고 싶었던 버팔로 빌은 몸집이 큰 여자만 납치하여 껍질을 벗기고 그 피부를 뒤집어 쓰면서 쾌감을 느낀다.

스탈링은 렉터와의 대화중에 공포감과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스탈링은 그와의 대화에서 어린시절의 상처를 재확인하며 그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둘의 신경전은 계속되지만 사건의 실마리는 점점 풀려간다.

영화 ‘양들의 침묵’은 1991년도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 여우주연이라는 알짜배기 부문 다섯 개를 모두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 위해 아주대병원을 찾아가면서 이미 깊어진 가을에 제법 쌀쌀맞은 바람 탓인지 문득 영화 ‘양들의 침묵’의 엽기적인 정신과 의사 렉터가 서늘하게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평소 정신과 의사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이 마당을 빌어 고백하자면 과학의 방법으로 예리하게 훈련되어 상대방의 의식과 무의식을 부처님 손바닥 보듯이 훤히 꽤 뚫고 있을 것 같아 솔직히 정신과 의사들은 좀 부담스럽다.

이른바 독심술을 모나미 볼펜 굴리듯 하면서 나도 알지 못 하는 나에 대한 설을 풀어내는 대야 어찌 부담스럽지 않겠나. 그래서 정신과 의사를 만나거든 눈을 감고 보아야 할까?

정신과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일

아주대병원 정신과 의국은 주임교수 겸 임상과장인 정영기 교수를 중심으로 임기영, 노재성, 이영문, 조선미 교수 등 5명과 전공의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주대병원 별관 2층 정신과 의국을 찾아간 날은 4년차 전공의 선생 2명은 전문의 시험을 앞두고 눈코 뜰 사이 없이 시험 준비에 바쁘고 의국장을 맡고 있는 3년차 양재진 선생과 여 전공의 선생님 5명 등 6명이 반갑게 맞아 준다.

우선 의국 분위기부터 물었다. 양재진 선생은 “정영기 교수님과 노재성 교수님 두 분이 학교 앞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같이 하시는데 운동을 마치고 오시는 길에 불쑥 들르시어 함께 라면을 끓여 드시곤 한다”는 말로 의국 분위기를 전했다.

전공의 선생님들 말에 따르면 정영기 교수는 런닝머신 10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에너자이저한 체력의 소유자이고 노재성 교수는 요즈음 골프 재미에 푹 빠졌으며 2년차를 특히 잘 챙겨주는 이영문 교수는 등산이 취미로 쉬는 날이면 억압이 절대 아닌 개인의 자유의지를 최대한(?) 존중하여 전공의들을 대동하여 산에 오르곤 한다.

김선영(R2) 선생은 “정신과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대할 때도 정신과 내공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개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상담 지도를 한다”고 귀뜸한다.

양재진 선생은 “정신과를 선택하여 받은 가장 많은 질문과 편견은 정신과 의사는 환자와 같이 미친다는 것이었다”며 “인간에 대한 기본지식 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심리,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좋고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기도 한다”고 말한다.

2년차 김신영 선생은 “정신과 의국은 다른 과에서 편하다고 하는데 다른 과에서는 소설 쓴다고 할 만큼 문서 작업이 많고 아무래도 정신과다 보니 의사소통에 완곡한 표현이 많다”며 “의국이 치료의 장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1년차 김현정 선생은 “우리 의국은 소수 환자를 깊고 자세히 볼 수 있어 트레이닝 받기 좋은 병원이다”며 “아카데미 액티비티가 많고 정신치료를 7일에 3회 이상 받는 병원은 많지 않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정신과 치료, Team Approach

하지만 그들이 싸우는 대상은 편견이다. 양재진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는 ‘뭔가 좀 다른 사람’으로 여기기 일쑤이나 실제 정신과 의사들은 평소 사람을 만날 때 ‘정신과적으로’ 파고드는 법은 드물다”며 “결국 편견일 뿐이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또한 정신과 환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타과 의사들과 일반 국민들에게도 보통 아픈 사람들과 같이 대우해 달라”고 신신 당부한다.

노재성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항상 의학적인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해 생물학적인 약물치료외에 심리, 사회적 치료 등 통합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며 “때로는 학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만나기도 한다”고 전한다.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우리는 지금 지구라는 정류장에 머물고 있는 나그네입니다. 우리는 그 나그네 길을 가면서 견딜 수 없는 수 많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 상처와 절망 앞에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당신을 위해 나는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아니 이미 무엇이 되어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이 바다가 되므로 나는 이미 당신을 위하여 바다가 되어 있습니다.(「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정호승)

환자들에게 차가운 쇠붙이가 아닌 따뜻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그들 마음의 병에 귀기울이는 정신과 의사들에 대한 편견 둘, 그들의 마음은 이미 따뜻한 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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