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한의계가 한약 부작용과 의료일원화를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수장들의 우의와 우정도 금이 가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 장동익 회장은 한방과의 포스터 전쟁에 이어 범의료계 차원에서 한약 부작용 사례 수집에 들어가면서 한의계와 천적이 됐다.
하지만 장 회장의 처남은 한의사다.
당연히 장 회장과 부인, 처남 사이가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다. 장 회장이 개원한의사협의회를 고발하는 선에서 싸움을 중단할 줄 알았는데 확전 태세를 갖추자 매형과 처남 사이도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
최근에는 장 회장의 처남이 참다못해 집에 전화를 걸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 조용히 살게 제발 그만하자”고 간청했다고 한다.
장 회장은 1일 “다 좋은데 한약 부작용 문제를 덮어둘 수는 없지. 처남은 처남이고 한약은 한약”이라면서 “아내도 처남이 걸리는지 자꾸 말리고 있어 마음에 좀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십년을 쌓아온 의사와 한의사간 우정도 의료일원화 갈등 탓에 흔들리고 있다.
의-한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대한한의사협회의 주무이사인 이상운 의무이사도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 의무이사는 “의료일원화 문제로 내 이름이 자주 언론에 오르니까 의사인 친구들이 ‘너 말 좀 안 하는게 좋겠다’고 한다”면서 “협회 일 하면서 의사들과 친분도 두터웠는데 싸움이 커지니까 이젠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박한성 서울시의사회 회장과 그의 친형인 박한일 전서울시약사회 회장이 의약분업 파동을 겪으면서 ‘말도 안하는 사이’로 바뀐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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