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 치료비 전액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정작 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저수가로 인해 고사 직전에 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한나라당 저출산 고령화 태스크포스팀(팀장 안명옥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신생아학회(회장 문수지)가 주관한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쏟아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대한신생아학회의 의뢰로 수행한 신생아중환자실 수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김 원장은 서울의 한 대형병원의 자료를 근거로 조사한 결과 2004년 기준으로 출산 당시 640g인 미숙아가 84일간 병원에 입원할 때 신생아집중치료실 진료비는 환자 본인부담이 1418만원, 공단 부담이 2298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병원은 저수가로 인해 환자 1인당 372만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대책으로 미숙아의 환자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가량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신생아집중치료실은 다수의 간호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누적적자로 인해 장비, 인력, 재료에 대한 투자나 최신 의료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의대 이철(소아과학교실) 교수 역시 ‘저출산시대에서 신생아집중치료의 역할’ 발표에서 “보험수가가 원가보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신생아집중치료에서 적자가 최고에 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신생아집중치료실이 기피시설로 전락해 병원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집중치료실 등급을 정하고 이에 따라 의료보험 수가를 조정해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신생아학회 김창렬 총무위원장은 “신생아중환자실은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가 늘어난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라면서 “모 대형병원은 1년에 약 20억 적자가 나고 있고, 다른 병원들도 비슷한 실정에 처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출산을 장려하고, 일단 태어난 미숙아나 신생아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생아중환자실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신생아 의료는 퇴보할 수밖에 없고 결국 10년, 20년 후에 신생아와 미숙아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장인 서울의대 김용익 교수는 “신생아치료 관련 수가가 지나치게 낮고, 이는 자원 배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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