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혈액 유통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말라리아 등 전염병에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 유통돼 수혈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 하고 있다.
9일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로부터 법정전염병 감염자 명단을 넘겨받아 13만명의 헌혈 경력을 조회한 결과, 이 중 549명이 헌혈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헌혈자 중에서는 결핵이 270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행성이하선염이 19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치료 후 3년간 헌혈이 금지돼 있는 말라리아 감염자의 경우 38명이 헌혈에 참가했다.
혈액은 총1890유니트 중 1206유니트가 수혈용으로 사용됐고 541유니트는 분획용으로 사용됐으며, 31유니트는 재고로 112유니트는 폐기됐다.
문제는 수혈일에 대한 기록과 치료완료 기록에 대한 정보가 없어 환자들이 질병이 완치된 이후 헌혈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
전재희 의원은 "이번 사태는 적십자사가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되는 법정전염병 환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수혈자 전원에 대한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말라리아 혈액 유통과 관련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우리 생명을 적십자사에게 맡길 수 없으니 적십자사가 혈액사업에서 손을 떼게 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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