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대안 없는 자료를 쏟아내면서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성구(한나라당) 의원은 23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서울 소재 14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의 7개질환 교육·상담료 비급여수가를 분석한 결과 병원에 따라 최고 13배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교육·상담료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이 5,000원이었지만 고대 안암병원은 5만5,000원으로 11배 차이를 보였고, 암환자 교육·상담료 역시 고대 구로병원이 중대 용산병원보다 13배 많았다.
그러나 이성구 의원의 발표에 대해 해당 의료기관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상담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난 A대학병원측은 “복지부 기준상 교육상담료를 1회에 한해 받도록 하고 있지만 투석환자나 암환자 등에 대해서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수차례 교육과 상담을 겸하고 있다”면서 “수가를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적 측면을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교육상담에는 기본적으로 간호사와 영양사가 참여하고, 사안에 따라 임상의사도 들어온다”면서 “병원별 수가가 질병 위험도, 환자 개인교육이냐 단체교육이냐, 환자수, 교육 내용에 따라 다른 건 당연하지 않느냐”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환자 교육후 복지부에 교육내용을 보고할 뿐만 아니라 비급여 수가이긴 하지만 인건비와 재료비 원가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정한 것”이라면서 “의원들이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색안경을 끼고 보면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만 증폭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상담료가 잘못 기재된 병원도 있었다. 일례로 중대용산병원은 7개질환 교육상담료가 5,000~1만5,000원인 것으로 발표됐지만 이는 간호상담과 영양상담을 합한 수가가 아니라 둘 중 하나만 했을 때 수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가지 상담을 겸하면 수가가 받아질 수 있어 병원간 가격 차이는 그만큼 줄어든다.
이날 전재희(한나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중환자실 필수장비 구비 실태를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전 의원은 복지부가 전국 413곳의 종합전문병원과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조사한 결과 중앙공급실 의료가스시설을 침상마다 설치한 병원이 59%에 불과했고, 의료법 규정에 따라 심전도모니터나 맥반산소계측기 등을 보유한 병원 비율도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중환자실이 최소한의 시설이나 장비 등을 갖추지 못해 기능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태”라면서 “시설과 장비, 인력 기준을 강화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자 한 대학병원 교수는 “신생아 중환자실은 의료수가가 낮아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가 나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런 사정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국회의원들만 모르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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