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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진료는 개인종목 아닌 단체경기"

안창욱
발행날짜: 2005-11-28 06:47:16

한국임상암학회 창립...'관련학회와 위상 재정립' 과제

각 분야 암 전문의의 협진체계를 구축해 암환자 입장에서 최선의 진료 방침을 정하고, 의료기관 종별 협력체계를 강화하자는 취지의 한국임상암학회(이사장 서울아산병원 이정신)가 발족했다.

이에 따라 대한암학회, 암 관련 학회와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임상암학회는 26일 서울의대 암연구소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날 서울대병원 허대석(종양내과) 교수는 창립총회에 앞선 심포지엄에서 ‘환자 중심의 통합치료팀 역할’ 발표를 통해 암 진료 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 교수는 “암환자 진료를 운동 경기와 비교한다면 이는 개인종목이 아니라 단체경기”라면서 “암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직종의 전문인들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두경부암을 예로 들 경우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마취과 등 관련 전문의들이 함께 치료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한 전문의가 진료, 수술, 투약을 모두 수행하는 현행 진료과 중심 진료행태를 수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허 교수는 “우리나라 암환자 의료전달체계는 검사나 투약 위주의 의료행위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수술후 케어나 항암화학요법 이후의 부작용 치료 등의 문제는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이같은 문제가 대형병원 중심의 진단과 치료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하고 암환자들이 전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 거주지의 1, 2차 의료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 교수는 “최근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암센터 건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하드웨어 이외에 의료진이나 의료자원을 어떻게 암환자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치료의 핵심은 병원내 다양한 의료진의 통합치료와 1,2차 의료기관도 환자 케어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제도의 구축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임상암학회는 앞으로 암환자 진료를 전담하며, 환자 중심의 통합치료를 지향하는 전체 암 전문의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일 방침이다.

그러나 임상암학회에 각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지만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대한암학회와의 위상과 역할 재정립이 과제다.

이와 함께 통합치료란 학회 설립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발기인의 주축인 종양내과 전문의 이외에 순환기내과, 외과 등 관련과 전문의들의 학회 가입을 유도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다면 외과 전문의들이 중심이 된 유방암학회나 위암학회 등과 다를 게 없고, 유사학회만 늘렸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날 한국임상암학회는 창립총회에서 울산의대 이정신(종양내과) 교수를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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